CES 2023 대세는 ‘메타버스’라면서요…당황스런 관련株 ‘냉탕’, 왜? [투자360]

2022. 12. 19. 09: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간 KRX 반도체·정보기술 지수 각각 10.6%·9%↓…‘상승’ 2020~2021년과 대조적
美 메타버스 대표주 로블록스 12.93%·애플 11.09%·유니티 16.41%·오토데스트 8.54% ‘뚝’
‘高금리’ 매크로 이슈가 CES 호재 뒤덮어…각사 메타버스 사업 성과 지지부진도 하방 리스크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내년 1월 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에 대해서 만큼은 ‘테마주’가 강세를 보인다는 공식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 세계 IT 분야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이번 전시회의 최대 키워드로 ‘메타버스’를 꼽고 있지만, 정작 국내 증시는 물론 미국 증시에서 까지 관련주들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RX 반도체·정보기술·미디어&엔터 지수 동반 하락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메타버스 기술 개발과 콘텐츠 서비스 관련 기업들이 모여 있는 개별지수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메타버스 관련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메타버스 서비스에 필수적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 제작에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모여있는 ‘KRX 반도체’, ‘KRX 정보기술’ 지수의 하락폭은 눈에 띨 정도였다. 지난달 16일 2722.36이던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 16일 2432.99로 10.6%나 떨어졌고, 같은 기간 KRX 정보기술 지수도 1452.74에서 1321.93으로 9%나 하락했다.

이 같은 모습은 CES 행사 개막을 2~3주가량 앞둔 2020~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도 확연히 달랐다. KRX 반도체 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엔 7.5% 상승했고, 2년 전 같은 기간에도 9.6%나 올랐다. KRX 정보기술 지수의 경우에도 1년 전에 2.8%, 2년 전엔 12.9% 도약하며 하락세를 보였던 올해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메타버스 서비스 내에 콘텐츠를 기획·생산하는 업체들을 모아 놓은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도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 끝에 4.1%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다.

美 메타버스 관련주도 약세 못 면해

눈앞으로 다가온 CES 개막을 주가 상승의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 것은 국내 증시 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증시 내에서 대표적인 메타버스 관련주(株)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대표적인 미국 증시 내 메타버스주로 꼽히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기업 로블록스의 주가는 최근 1개월(11월 18일~12월 16일) 새 12.93%나 떨어졌다. 내년 VR과 AR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혼합현실(MR) 헤드셋 첫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애플의 주가도 이 기간 11.09%나 급락했다. 이 밖에도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운영 플랫폼을 제공하는 유니티테크놀로지스는 주가가 16.41%나 하락했고, 글로벌 산업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의 주가도 8.54%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가 3.95%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훨씬 더 컸던 셈이다.

그나마 메타버스에 대한 집중 투자를 공언하며 지난해 사명을 페이스북이란 사명을 교체했던 메타의 주가만 지난 한 달간 6.59% 상승했지만, 연초 주가(336.53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에 불과한 수준이다.

高금리 등 매크로 악재에 각 기업 성과 부진 겹쳐

증권가에선 CES 2023 등 단기적 호재보다는 피봇(pivot·금리 인하) 없는 고(高)금리 시대 장기화란 매크로 이슈가 메타버스 관련주에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5%대 이상 유지하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영란은행(BOE) 등도 동조하고 나서면서 기술·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주가 하방 리스크를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등의 예상보다 강한 ‘매파’ 발언에 기술주 등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스닥 내 주요 종목 주가가 떨어지는 모양새”라며 “나스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 역시 하향 압력을 받고 있으며,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에 부품·제품·서비스 등을 공급하는 국내 기술 기업들 역시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커넥트(Connect) 2021’ 행사에서 자사가 구현할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Meta' 채널 캡처]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가 지지부진한 것도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은 내년 3월로 예정됐던 MR 헤드셋 출시 일정은 또다시 내년 하반기로 미뤘다. 이 때문에 MR 헤드셋에 적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개발에 주력해온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 밖에도 지난 1년간 메타버스 기술에 100억달러(약 13조원)가 넘는 돈을 쏟아부은 메타는 결국 지난달 9일 1만1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정리 해고를 단행하기도 했다.

남 연구원은 “CES 2023 개막일이 좀 더 임박할수록 관심이 높아지며 소위 메타버스 관련주의 주가가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가 애매한 상황에 고금리 등 거시경제적 한계까지 더해져 주가 상승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