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아픈 팀 우즈, PNC 챔피언십 공동 8위…우승은 싱 부자(종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똑같이 다리가 아픈 타이거 우즈(미국) 부자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의 이벤트 대회인 가족 골프 대회 PNC 챔피언십에서 기대했던 역전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타이거 우즈와 아들 찰리 우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합작했다.
이글 1개에 버디 7개를 잡아내고 보기 2개를 곁들인 우즈 부자는 2라운드 합계 20언더파 124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해 준우승했던 우즈 부자는 2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서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아직 걸음걸이가 온전치 않은 아버지와 대회를 앞두고 발목을 다친 찰리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우승은 내년으로 미뤄야 했다.
2020년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던 우즈는 힘겨운 재활 끝에 스윙 스피드는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여전히 코스를 걷는 데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족저근막염도 생겨 이번 대회 때는 카트를 타고 경기했다.
지난해보다 체격도 커지고 비거리도 아버지를 넘겼다는 아들 찰리도 대회를 앞두고 왼쪽 발목을 접질리는 바람에 제 스윙을 하지 못했다.
두 부자는 저녁에는 욕조에 얼음을 채우고 붓기를 가라앉혔다.
우즈는 "우리 '팀 우즈'는 '팀 얼음찜질'이다. 둘 다 코스에서 펭귄처럼 걸었다"고 농담했다.
이날 2라운드 경기에서 우즈 부자는 초반에는 괜찮았다.
1번(파4), 3번 홀(파5) 버디에 이어 5번 홀(파5)에서 멋진 이글을 합작했다. 아버지가 아이언으로 핀 1m 살짝 넘는 거리에 볼을 안착시키자 아들이 퍼트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7번 홀(파4) 보기로 제동이 걸렸다.
2명이 각각 샷을 해 더 좋은 위치에 놓인 공으로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 베스트볼 방식 경기에서 보기는 치명적이다.
10번(파4), 12번(파3), 13번(파4), 그리고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보탰지만 우승과는 이미 거리가 멀어졌다. 17번 홀(파3)에서 둘이 똑같이 3퍼트 보기를 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아버지 우즈는 또 한 번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고, 아들이 두 번 퍼트로 버디를 추가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수확은 연대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들 찰리와 캐디 조이(라카바) 부자와 코스에서 느끼는 모든 걸 공유했다. 지난 3차례 대회에서 코스에서 어떤 느낌인지 공유한 것은 멋지고,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 60세가 되는 비제이 싱(피지)과 21살 카스 싱 부자는 이글 1개에 버디 11개를 쓸어 담으며 13언더파 59타를 쳐 합계 26언더파 118타로 우승했다.
전날에도 59타를 쳤던 싱 부자는 이 대회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60대 미만 타수를 기록했다.
싱 부자는 메이저 대회 또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가 가족과 2인 1조를 이뤄 순위를 가리는 PNC 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했다.
아들과 함께 16번째 PNC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한 싱은 "아들과 함께 우승한 건 내 골프 인생의 정점"이라고 기뻐했다.
"이 대회에는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출전한다. 나 역시 그렇지만, 그래도 늘 우승을 원했다"는 싱은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다"고 우승의 감격을 강조했다.
왼발이 아파서 의료용 신발을 신고 경기한 싱은 "나을 수 없다고 하더라. 앞으로 평생 절뚝거리며 살아야 한다"면서도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승 상금은 20만 달러(약 2억6천만원)다.
작년에 우승한 존 댈리(미국) 부자와 2020년 우승팀 저스틴 토머스(미국) 부자는 2타 뒤진 공동 2위(24언더파 120타)에 올랐다.
테니스 선수였던 아버지 페트르와 함께 출전한 여자 골프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다(미국)는 공동 5위(21언더파 123타)를 차지했다.
11살 아들 윌 맥기와 함께 나선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공동 17위(15언더파 129타)로 대회를 마쳤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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