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 열고 함께 플레이… 요즘 게임 흥행, ‘디렉터’에 달렸다
■ ICT - ‘유저와의 소통’… 국내 게임업계 새 트렌드로
게임에 많은 시간과 돈 투자로
일반적 고객과 달리 애착 깊어
스마일게이트 ‘로아온페스티벌’
넥슨 ‘지스타 프리뷰’ 등 열고
디렉터, 유저와 ‘라포’ 형성 노력
국내 게임 업계에서 유명 ‘디렉터’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주요 업체들은 게임 기획과 개발, 운영을 총괄하는 디렉터를 ‘간판 얼굴’로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왔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오프라인 행사에만 참여하는 등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역할만 수행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디렉터와 유저 간 소통이 게임 개발은 물론 흥행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유명 디렉터들이 사무실을 넘어 직접 유저를 만나는 트렌드가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1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유명 디렉터들이 유튜브나 아프리카TV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오프라인 행사를 찾아 직접 진행을 맡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예전에는 1시간 정도 주요 업데이트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 길게는 6시간에 걸쳐 기획 의도를 상세히 설명하고 유저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게임 디렉터가 유저들과 친구처럼 소통하고 ‘라포(Rapport·신뢰감과 유대관계)’를 쌓는 것은 현재 게임 업계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의 금강선 전 로스트아크 디렉터는 지금의 디렉터 중심 소통 문화를 게임 업계에 정착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1년 게임 업계 전체가 확률형 아이템 이슈와 불통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시기에 금 전 디렉터는 적극적인 소통으로 로스트아크를 흥행으로 이끌었다. 지난 2020년 금 전 디렉터가 처음 시작해 현재까지 꾸준히 개최되고 있는 온라인 소통 행사 ‘로아온 페스티벌’은 6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적도 있다. 최대 동시 시청자 수는 31만 명에 달한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금 전 디렉터는 특별한 행사가 없더라도 직접 작성한 편지를 공식 홈페이지에 틈틈이 게재하거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유저들과의 접점을 끊임없이 늘려갔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당시 흥행 사례를 교훈 삼아 최근에도 김상복·전재학·이병탁 수석 팀장을 앞세워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11월 7일 로스트아크 론칭 4주년 라이브 방송으로 유저들과 소통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유저 페스티벌 ‘로아온 윈터 2022’도 개최했다.
넥슨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넥슨은 지난 11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G-STAR) 2022’를 앞두고 개최한 ‘넥슨 지스타 2022 프리뷰’ 행사에서 이정헌 대표가 직접 ‘유저와 더욱 가깝게 소통하겠다’고 밝혀 강한 소통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지스타 행사에서 넥슨 부스에는 ‘메이플스토리’의 강원기 디렉터를 비롯해 이범준 넥슨게임즈 디렉터(퍼스트 디센던트), 김동건 데브캣 대표(마비노기 모바일), 조재윤 니트로스튜디오 디렉터(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넥슨 황재호 디렉터(데이브 더 다이버), 박정무 넥슨 그룹장(피파온라인4)이 직접 방문해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고 현장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은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넥슨은 올해 3분기 매출 975억 엔(약 9426억 원)으로 단일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펄어비스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 사막’의 김재희 디렉터가 유저 페스티벌 ‘하이델 연회’를 통해 꾸준히 유저와 소통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도 지난 6월부터 이성구 본부장과 최홍영 개발 총괄, 강정수 사업 실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스튜디오W’를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유저와의 소통에서 디렉터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유저들은 일반적인 소비재 산업의 소비자와는 다르게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그만큼 애착도 깊다”며 “최근에는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단단히 뭉친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개발사에 소통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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