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김종규, “더 이상 창피할 일 없다고 생각했다”

대구/이재범 2022. 12. 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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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대구/이재범 기자] “진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더 이상 창피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웃음).”

원주 DB는 18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원정 경기에서 43점을 올린 두경민을 앞세워 111-80으로 대승을 거뒀다. 가스공사와 맞대결에서 8번 연속으로 패한 아쉬움을 이날 한 번에 확 씻었다. 원정 경기 6연패 탈출도 덤으로 챙겼다.

DB는 이날 승리로 9승 13패를 기록했다.

경기 시작 6분여 동안 박빙의 승부였다. 20-19로 근소하게 앞서던 DB는 박인웅과 레나드 프리먼의 연이은 득점으로 37-28로 1쿼터를 마쳤다.

1쿼터에만 15점을 올렸던 두경민은 2쿼터에도 12점을 집중시켰다. 점수 차이가 더 벌어졌다. 전반을 66-44로 마친 DB는 3쿼터 3분 27초를 남기고 89-60으로 달아났다. 3쿼터 마무리가 좋지 않았던 DB는 4쿼터 7분 27초를 남기고 김종규의 앨리웁 덩크로 100-72로 다시 격차를 벌렸다.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두경민이 3점슛 9개 포함 43점 8어시스트로 돋보인 가운데 김종규도 15점 4어시스트 7어시스트를 기록해 팀 승리를 도왔다.

김종규는 이날 승리한 뒤 “가스공사와 경기에서 우리 상대 전적이 안 좋았다. 대구(원정 경기)에서 더 안 좋아서 더 집중을 하고 여기서 승리를 가져가자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두경민이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그게 우리 팀의 선수뿐 아니라 팬들에게 에너지로 돌아왔다. 나머지 다른 부분도 잘 된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상범 DB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도, 승리한 뒤에도 최근 경기에서 김종규의 움직임이 좋아진 걸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종규는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상대 매치업에 따라서 내외곽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밸런스나 몸 상태 그런 부분 때문에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졌다. 통증도 있었고, 그러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다”며 “너무 좋은 선수들과 운동을 하고 있다. 내가 빠르게 돌아와야겠다고 의지를 가졌고, 감독님, 코치님, 동료들, 팬들께 너무 미안했다. 우리 팀은 더 올라갈 수 있는 팀인데도 (그러지 못해서) 미안했다. 지금과 같은 컨디션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우리는 (부상) 선수들(강상재, 박찬희, 윤호영, 드완 에르난데스)이 돌아오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력 상승 요인이 있다”고 했다.

두경민이 이날 기록한 43점은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경희대 시절부터 두경민과 호흡을 맞췄던 김종규는 “대학부터 느꼈다. 폭발력이 있는 선수다. 이런 날은 (두경민에게 패스를) 주면 한 골이다고 생각했다. 이런 느낌은 보통 골밑에서 (플레이를 하는 선수에게) 받는데 오늘(18일) 같은 날은 경민이에게 주면 한 골이라서 해결해 줄 거라고 여겼다”며 “실제로 경기를 뛰다가 경민이 오늘 커리어 하이 (기록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경민은 개인적인 것보다 우리는 수비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 게 잘 나왔다. 오늘 경민이는 탈KBL 급이었다”고 했다.

지난 9일 열린 가스공사와 2라운드 맞대결에서 이대헌이 23점을 올렸다. 김종규가 이대헌을 전혀 막지 못했다. 이대헌은 이날도 1쿼터에만 15점을 득점했다.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를 수 있었던 김종규는 “이대헌을 1대1로 막아서 득점을 주는 것보다 도움수비를 하는 팀 수비가 있었다. 물론 대헌이가 초반 감이 좋아 득점을 많이 했지만, 지난 경기 때 내가 득점을 많이 한다고 해서 경기를 이길 수 있는 게 아니었다”며 “오히려 가스공사가 경민이의 초반 득점이 나오는 게 우리가 대헌이 득점을 보며 느끼는 것보다는 더 무서웠을 거다. 가스공사가 경민이의 득점 제어를 못 하는 게 두려웠을 거다. 우리는 약속된 팀 수비가 있어서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았고, 득점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이날 앨리웁 덩크도 하는 등 김종규의 몸 상태가 예전보다 더 나아진 듯 했다.

김종규는 “무릎도 전보다 컨디션을 훨씬 많이 찾았다. 그런 게 복합적이었다. 검사를 했고 어느 정도 안고 가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렇다고 무릎이 고장 난 건 아니다. 이런 통증에 빨리 적응하고 이것에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트레이너 형들이나 코치님들께서 많이 봐주셨다. 여러 가지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잡으려고 했다”며 “여기서 더 이상 어떻게 창피하겠나? 더 물러설 수 없는 곳까지 갔다. 진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더 이상 창피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웃음)”고 앞으로 꾸준한 활약을 기대했다.

#사진_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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