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사령부회의 이례적 공개한 푸틴, 우크라戰 직접 챙기나(종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군사령부를 전격 방문, 우크라이나 전쟁의 작전 방향에 대한 군사령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에 대해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푸틴이 전쟁 ‘직접 챙기기’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군사령부에서 온종일 군지휘부와 시간을 보내며 회의를 주재했다. 러시아 국영방송이 방영한 개회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단기와 중기 작전에 대한 지휘관들의 의견을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어지는 러시아의 졸전과 자신을 결부시키지 않기 위해 스스로 전황과 거리를 둬 왔다.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의 퇴각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었고, 점령지나 최전선을 공개 방문한 적도 없었다.
대신 지난달 시베리아의 칠면조 사육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하며 러시아에서 모든 일이 평상시처럼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러시아의 군사 전문가 유리 표도로프는 NYT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이번 군사령부 방문은 푸틴 대통령이 군을 지휘하고 있고 전쟁에 관심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려는 크렘린궁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표도로프는 “푸틴은 전황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공세를 재개할 수 있다는 보도에 비춰볼 때 이는 우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독립 인터넷매체인 메두자에서 전쟁을 해설하는 드미트리 쿠즈네츠도 푸틴의 군사령부 방문을 두고 “러시아 대통령이 앞으로 있을 결정들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이를 자신과 연계하기를 바란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푸틴의 군사령부 방문은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 재개 가능성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미사일 공습으로 정전·단수 사태가 발생하는 등 전란이 갈수록 격해지는 우크라이나에서 주말까지 포격이 잇따랐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친러시아 세력 거점을 타격했고, 러시아군은 남부 헤르손에 잇따라 포탄을 떨어뜨렸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은 17일 친러시아 세력이 세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에 28차례에 걸쳐 포탄 133발이 떨어져 민간인 2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DPR 당국자는 이번 포격이 다연장 로켓 발사기 등을 동원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며, 도네츠크 내 보로시우스키 등지의 주택 3채와 민간 건물 4채 등을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DPR 지역 포격 하루 전인 지난 16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중부 크리비리흐, 남부 헤르손 등지에 최소 76발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러시아군이 지난 5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70여 발의 미사일을 투하한 이후 최대 규모 공격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이 포격으로 발전소와 변전소를 포함해 최소 9개의 에너지 시설이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포격으로 중단됐던 물 공급을 재개하는 한편 전력 공급망을 되살리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경 지역에 포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러시아 국경 지역인 벨고로드의 뱌쳬슬라프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역시 주말 공습을 이어갔다. 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이날 헤르손 중심부를 공습했다고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이 밝혔다. 헤르손은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지역이다.
야로슬라우 야누셰비치 헤르손주(州) 주지사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헤르손 일대에 로켓과 박격포, 탱크 사격 등의 방식으로 54건의 포격을 가하면서 3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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