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월드컵] 영화 같은 아르헨티나 '우승'...커리어 '화룡점정' 메시
19일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 꺾은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카타르 월드컵 골든볼 영광
스칼로니 감독 용병술도 우승에 일조
[더팩트|이상빈 기자]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 결승에서 결정적인 활약으로 조국에 36년 만의 우승컵을 안긴다. 이로써 숙원으로 남았던 퍼즐을 완성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에서 쓰였다. 주인공은 아르헨티나의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다. 메시는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조국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마침내 커리어에 월드컵 우승을 추가한 메시는 더 이상 故 디에고 마라도나 그림자에 가리지 않게 됐다. 이날 결승전은 메시에게 대관식과 다름없었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우승의 명예뿐만 아니라 우승 상금 4200만 달러(약 550억 원)도 거머쥐었다. 2회 연속 우승에 실패한 프랑스는 준우승 상금 3000만 달러(약 392억 원)를 차지했다.
◆대기록의 황제 메시
메시는 결승전에서 2골을 뽑아내며 맹활약했다. 전반 23분 1-0으로 앞서가는 페널티킥 골을 넣었고, 연장 후반 3분엔 3-2를 만드는 역전골을 터뜨렸다.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의 해트트릭 원맨쇼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프랑스와 3-3으로 비겨 승부차기까지 가야 했지만 메시의 활약이 없었다면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 오는 건 불가능했다.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가 4-2로 승리하면서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메시는 주장으로 조국을 정상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을 품에 안았다. 메시는 7경기 7골 3도움으로 이번 대회 아르헨티나 선수 중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결승전에 선발로 나서면서 월드컵 통산 최다 출전(26경기) 기록도 세웠다. 로타어 마테우스(61·독일)의 25경기를 넘어서며 당당히 이 부문 1위가 됐다.
아울러 역대 최초로 골든볼 2회 수상자가 됐다. 메시는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를 결승으로 이끌어 생애 첫 번째 월드컵 골든볼을 거머쥐었다. 카타르 대회에선 조국을 우승으로 인도해 두 번째 골든볼을 받았다. FIFA가 골든볼을 도입한 1982년 이래로 두 차례나 수상한 선수는 메시가 유일하다.
◆월드컵 3회 우승 이끈 스칼로니 감독과 디마리아
1978년, 1986년 이후 아르헨티나의 통산 3회 우승을 이뤄낸 주역 중엔 메시만 있는 게 아니다. 메시와 이름이 같은 '또 다른 리오넬'이 없었다면 카타르 대회 정상을 밟는 건 꿈 같은 이야기였다. 리오넬 스칼로니(44)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과감한 선수 기용과 변화무쌍한 전략으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주도했다.
스칼로니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충격의 1-2 패배를 겪은 뒤 선발 라인업을 손봤다. 부진했던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25·인테르 밀란)를 과감히 선발에서 제외하고 훌리안 알바레스(22·맨체스터 시티)를 기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알바레스는 스칼로니 감독 기대에 부응하듯 7경기 4골로 메시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스칼로니 감독의 용병술은 결승전에서도 빛났다. 연장전에 돌입하자 아껴뒀던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곤살로 몬티엘(25·세비야), 레안드로 파레데스(28·우벤투스), 마르티네스, 헤르만 페첼라(31·레알 베티스), 파울로 디발라(29·AS 로마)를 차례로 투입했다. 승부차기까지 대비한 선택이다. 공교롭게도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디발라, 파레데스, 몬티엘이 모두 성공하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스칼로니 감독의 교체 전술이 곧 승리로 이어졌다.
결승전 멀티골 활약을 펼친 메시와 용병술의 스칼로니 감독 외 우승 일등 공신을 한 명 더 꼽으라면 앙헬 디마리아(34·유벤투스)가 빠질 수 없다. 디마리아는 깜짝 선발로 나와 전반 36분 추가골을 터뜨려 아르헨티나에 2-0 리드를 안겼다. 카타르 월드컵 첫 골이 마지막 경기에서 나왔으나 순도는 높았다. 이후에도 디마리아는 끊임없이 프랑스의 왼쪽 측면을 파괴하며 아르헨티나 공격을 주도했다.
아르헨티나가 전방에서 힘을 잃어 프랑스에 두 골을 내리 내준 것도 디마리아가 후반 19분 마르코스 아쿠냐(31·세비야)와 교체로 그라운드를 나온 뒤 벌어진 일이다. 알바레스가 크로아티아와 4강전(3-0)에서 메시와 짝을 이뤄 승리를 합작했다면, 프랑스와 결승전에선 디마리아가 황제의 대관식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pk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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