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부족해 지방 약국선 원격상담 판매… 인구 절벽 日의 파격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2. 12. 1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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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약국에 약사가 없어도 약을 파는’ 파격에 나선다. 단순 감기약 뿐만 아니라, 부작용 위험이 높은 의약품도 판다. 인구 감소에 약사의 숫자가 감소하는데다 대부분의 젊은 약사들이 도쿄나 오사카와 같은 대도시에만 집중되면서 지방에선 약사 부족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약국 모습/조선일보DB

1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부작용 위험이 높은 일반의약품 판매에 대한 약국내 약사 상주 의무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화상 전화나 온라인 화상 대화로, 현장에 없는 약사와 면담한 뒤 판매하는 방식을 인정하는 것이다. 주로 도시 지역에 편중된 약사들이 이렇게 원격으로 대응하면 약사 부족에 직면한 지방에서도 고령층이 보다 편하게 약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방 약국에 고객이 와서, 부작용 위험이 높은 의약품을 찾을 때 온라인으로 도시의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와 대화한 뒤, 구매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도시 지역의 이용자들도 약국에 약사가 없을 때도 구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만, 일본 후생노동성은 자칫 과잉 구매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의약품 재고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달내 여는 디지털 임시행정조사회에서 약사의 상주를 의무화하는 법률 시행령을 재검토해 2024년 6월부터 규제 완화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일반의약품 기준은 1류(부작용 위험이 있는 의약품)와 감기약 등 2류, 비타민제 등 3류로 구분된다. 2류와 3류에 비해 부작용 위험이 높은 1류는 약사가 반드시 대면 대응할 것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 약국이나 드러그스토어(편의점처럼 일반 상품도 판매하지만 약도 판매)에서는 1류 의약품은 약사 부재시에는 판매하지 않으며, 상품 진열대에 진열하지도 않는다. 약사 직원이 없는 드러그스토어는 1류를 취급해선 안된다. 일본 일반의약품 시장은 2020년 기준으로 1조엔 안팎이다. 대부분 제2류나 제3류 같은 의약품이다. 1류의 시장 규모는 작다.

일본은 약 32만명의 약사가 있지만 도시 지역에 집중돼 있다. 예컨대 일본의 행정구역인 도도부현별로 보면, 인구 10만명 당 약사수는 도쿄나 오사카, 후쿠오카와 같은 대도시인 10개 도부현은 평균을 웃돌지만, 70%가 넘는 지방의 도도부현은 평균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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