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함성, 잊지 못 할 감동” 광화문 거리응원 이끈 붉은악마 그리고 KT

이충진 기자 2022. 12. 1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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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의 함성, 잊지 못 할 또 한 번의 감동이었죠.”

9%의 가능성, ‘도하의 기적’과 함께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이뤄 낸 대한민국 우리 축구대표팀의 뒤에는 뜨거운 함성과 함께 늘 그 곁을 지켜 온 ‘붉은악마’가 있었다.

사상 첫 겨울 월드컵으로 열린 이번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붉은악마의 힘은 컸다. 겨울 바람에 이어진 눈, 비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붉은악마의 응원은 막을 수 없었고, 이 열정은 이번 월드컵 네 경기 동안 누적 10만명을 광화문 광장에 모이게 했다.

15일, 조호태 붉은악마 서울 지부장 그리고 이번 서울 거리응원을 후원한 KT의 김시우 IMC담당 과장, 같은 팀 허혜진 대리를 서울 광화문 KT 이스트 사옥에서 만났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첫 거리응원이라 아무래도 긴장감이 컸어요. 여기에 첫 겨울 월드컵, 추위를 막기 위한 대책 역시 필요했죠.”

조 지부장은 이번 거리응원을 앞두고 다양한 문제와 마주쳤다고 했다. 월드컵 직전 벌어진 이태원 참사로 인해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것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도 컸다.

“월드컵을 앞두고 협회가 거리응원을 취소했어요. 고민이 많았죠. 다만 지난 20여년간 거리응원을 하면서 사고가 난 적은 없었어요. 우리 국민들도 충분히 그럴만한 역량이 있다고 믿었죠. 더불어 국민을 위로하자는 취지도 있었어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네 경기 동안 광화문 광장에는 누적 10만명이 모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KT 제공



붉은악마는 거리응원에 늘 든든한 지원을 이어 온 KT에 요청했고, 대한축구협회(KFA)와 함께 지난 달 24일 우루과이전, 28일 가나전, 이달 3일 포르투갈전, 그리고 6일 브라질전까지 총 4회에 걸쳐 약 10만명이 참여한 광화문 거리응원에 나설 수 있었다.

“광화문광장 조례에 따라 최소 7일 전까지는 사용신청서를 제출해야 해요.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의 경기가 끝난 뒤 바로 서울시에 16강전을 대비한 광장 사용 신청을 했어요. 이 때 KT의 지원이 정말 컸죠.”

신청부터 승인, 협조 지원까지…. 이 시기를 놓쳤다면 브라질전 광화문광장 거리응원은 불가능했던 것. 지난 2006년 월드컵부터 12년 때 붉은악마를 지원했던 KT의 노우하우가 빛을 발했다는 설명이다.

“안전한 거리응원이 최우선이었어요. KT와 함께 서울시·종로경찰서·종로소방서 등 관계기관과 협조 요청에 나섰죠. 그 결과 응원인원은 전에 비해 줄어었음에도 지원 인원은 2배가 넘게 투입될 수 있었어요. 포르투갈전 기준 공공 서비스 지원 규모는 경찰 850명(특공대·기동대 등)과 소방 80명, 서울시 안전요원 300명에 달했습니다.”

KT의 IMC 담당 김 과장과 한 대리는 여기에 치밀함을 더했다. 시민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모든 응원석에는 펜스를 설치했고, 안전을 위해 섹터 별 허용 인원을 크게 줄였다. 사고 예방을 위해 광장 옆 세종문화회관 계단과 해치마당의 내리막길은 폐쇄했다. 응원객이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브라질과의 16강전에는 LED 스크린도 2개 추가 설치해 인파를 분산했다. 기온이 뚝 떨어진 3차전부터는 ‘한파 쉼터’도 마련해 추위를 대비했다.

또 경기 종료 후 인원 밀집을 대비한 교통 대책도 세웠다. 지하철·버스의 연장 및 증편 운행은 물론 우회도로 안내 등을 통해 응원단의 안전한 귀가를 도왔다.

붉은악마와 KT는 광화문 광장 내 각 섹터별로 펜스를 설치해 구간별 허용인원을 제한하는 한편 계단과 내리막길을 폐쇄하는 등으로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 KT 제공



“다만 아쉬웠던 건, 한국과 일본이 만날 수 있었던 8강이었죠. 세종로 사거리까지 꽉 찰 것을 예상하고 남대문경찰서와 협의를 다 마친 상태였어요. (웃음)”

KT가 AI 기술을 접목해 선보인 응원 영상도 이번 거리응원의 감동을 더하는데 큰 몫을 했다.

대형 LED 화면에 등장한 공식 응원가 ‘더 뜨겁게, 한국’ 속에서 흘러나온 故 유상철 감독의 음성은 응원단의 탄식을 불렀다. 故 유 감독의 이 음성은 KT 고유의 AI 기술, ‘퓨샷러닝(Few shot learning)’을 활용해 유 감독의 목소리를 복원한 것으로, 생전 인터뷰 영상 등을 토대로 AI가 재현해 낸 목소리다.

조호태 붉은악마 서울 지부장(가운데)와 12년 째 붉은악마를 후원해 오고 있는 KT IMC담당 김시우 과장, 허혜진 대리. KT 제공



“광화문 광장은 상업적 이용이 제한돼 있어요. 후원 기업에게는 메리트가 전혀 없는 것이죠. 그럼에도 KT는 지난 2006년 부터 붉은악마와 함께 해 주셨어요. 벌써 16년, 이제 거리응원은 그냥 KT에요. 유불리를 떠나서 늘 아낌없이 지원해주고 계세요.”

실제로 KT는 이번 거리응원에서 대형 스크린 위 로고 하나를 제외하고는 각종 상품 서비스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 20년 넘게 국가대표팀을 후원해 온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 KT 김 과장과 한 대리의 설명이다.

“16강 전이 끝날 무렵, 눈이 내렸어요. 어쪄면 다시는 못 볼, 눈 내리는 월드컵 거리응원으로 남게 된 것이죠. 우리 국민 모두에게 또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을 제공할 수 있었던 된 것으로 저희는 이미 행복합니다.(웃음)”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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