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윤석열 말 따라 경선 룰 바꾸겠다는 국힘… 조선 "갑자기 골대 옮기는 것"

윤수현 기자 2022. 12. 1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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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한겨레 한목소리로 비판 "윤석열당으로 바꾸려는 것"
한국일보 "윤석열 당 장악력을 높이고 '윤심'과 다른 목소리가 죄 잘려나가"
반노조 드라이브 거는 정부, "'윤석열표' 노동정책에서 반노조 기치가 한 축"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이 당원투표 비율을 90~100%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석에서 '전당대회 룰을 변경할 거면 (당원투표 비중을) 100%로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경향신문 보도가 나온 이후다. 이르면 1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당헌·당규 개정안건이 의결될 수도 있다. 주요 아침신문들은 19일 “국민의힘을 윤석열당으로 바꾸려는 것”(한겨레), “갑자기 골대를 옮기는 것”(조선일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현행 당헌·당규상 당대표 선거 방식은 당원 선거인당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다. 당원 투표비율을 상향하면 당내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는 후보에게만 유리해질 수 있다. 유승민·안철수 등이 당헌·당규 개정에 반대하는 이유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표 발언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맞섰다.

▲대선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 사진=윤석열 캠프.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사설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에서 “전당대회를 두 달여 앞두고 갑자기 골대를 옮기겠다는 것”이라면서 “친윤계가 처음 전당대회 룰을 바꾸자고 운을 떼자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공식화했다. 여론조사에서 친야 지지자들이 야당에 유리한 후보를 찍는 이른바 '역선택'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룰 변경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번 당헌·당규 개정이 친윤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선일보는 “전당대회 룰을 바꿀 수는 있지만 선거를 목전에 두고 특정 계파의 유불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면서 “여론조사를 해도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만 대상이고, 민주당 지지자는 제외하는 만큼 역선택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거꾸로 여론조사를 없애면 당원이 아닌 국민의힘 지지층을 배제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힌다는 취지도 무색해진다. 친윤계가 여론조사에서 밀려 선거에 질까 봐 '당심 100%'를 밀어붙인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골대를 옮겨 골 넣고 이긴들 국민들이 그 정당성을 인정하겠나. 현행 룰에 정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면 전당대회를 치른 후 민주적 절차를 거쳐 바꾸면 된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펴나갈 정치는 정정당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월19일 조선일보,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 역시 사설 ''윤석열당' 만들려 대표 경선 룰 바꾸겠다는 국민의힘'을 통해 “비대위는 애초 계획했던 당내 룰 개정 선호도 조사마저 생략하고 이번 주 안에 비대위 의결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한다”며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는 민심이 배제된 채 당심만으로 선출되게 된다. 민심에서 크게 앞서는 유승민, 안철수 등의 주자들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광을 업은 '친윤' 주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전당대회를 불과 석달 앞두고 주자별로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리는 룰 개정을 일방 추진하는 건 불공정 시비와 당내 분란을 자초할 뿐 아니라 정치 도의에도 어긋난다”며 “국민의힘은 2004년 '노무현 탄핵' 후폭풍으로 위기에 몰리자,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국민 여론조사를 도입했다. 여전히 당원 중 영남과 고령층 비중이 큰 상황에서 민심 반영의 통로를 차단하는 것은 당의 역동성과 개방성을 크게 떨어뜨릴 뿐”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비대위가 당 안팎의 반대와 우려에 아랑곳없이 룰 변경을 밀어붙이는 진짜 이유는 '윤심'이 꺼리는 주자를 떨어뜨리고 국민의힘을 일사불란한 '윤석열당'으로 바꾸기 위해서라는 걸 모를 사람은 없다”며 “윤 대통령은 경선 개입으로 비칠 언행을 멈춰야 하고, 비대위도 퇴행적 룰 개정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썼다.

▲12월19일 한국일보 칼럼.

김희원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칼럼 '[지평선] 대통령의 경선 개입'에서 “계파들이 경쟁하며 수권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대통령에게만 줄 서려고 하니 당내 정책적 다양성이나 자기 성찰 능력은 실종되고 민심과의 괴리는 커진다”며 “탄핵 이후 집권한 더불어민주당도 친문 이외의 목소리가 죽으며 국민 지지를 잃었다”고 했다. 김 논설위원은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 이후 줄곧 윤 대통령이 당 장악력을 높이고 '윤심'과 다른 목소리가 죄 잘려나가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며 “여당이 대통령 눈치를 보느라 국회에서 야당과 협상도 못 한다니 개탄스럽다. 자기 세력만으로 똘똘 뭉친 권력이 결국 민심을 잃었던 교훈을 되새길 때”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노조 압박…조선 “국내 노조 대부분 '깜깜이 회계'”

국민의힘과 정부·대통령실은 18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노동개혁' 입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노조 활동에 대해 햇빛을 제대로 비춰서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노동조합 재정 운영 투명성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조선일보는 1면 '정부 “노조의 재정 운영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보도에서 “노동계 안팎에서 노조 재정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지만 정부가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국내 노조들이 대부분 '깜깜이 회계'인 반면 미국에선 1년에 25만달러 이상 예산을 운영하는 노조는 노동부에 의무적으로 예산을 보고한다”고 했다.

▲12월19일 조선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1면 갈무리.

동아일보 역시 1면 '민노총 회계, 정부가 들여다본다' 기사를 통해 “정부가 앞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주요 노동조합의 재정 운용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깜깜이' 상태였던 노조의 재정 운용을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국민들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노동조합 재정운영 투명성 요구할 것”)·한국경제(정부, 민노총 '깜깜이 회계' 들여다본다)·디지털타임스(정부, 민노총 '깜깜이 회계' 메스 댄다) 등 경제신문 역시 노동조합을 비판하고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논조의 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

▲12월19일 경향신문 3면.

반면 경향신문은 윤석열 정부가 반노동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향신문은 3면 '“그간 노조 활동, 국민들 알아야”…윤 정부, 뚜렷해진 반노동' 기사에서 “정부가 노조 회계를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노조에 대한 강경 압박 차원으로 읽힌다”고 썼다. 또한 경향신문은 여권이 화물자동차 면허제를 등록제로 바꾸려 한다면서 “등록제로 회귀할 경우 화물노동자의 협상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윤석열표' 노동정책에서 반노조 기치가 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감사원. 사진=윤수현 기자.

감사원, 통계조작 의혹 조사 위해 전 청와대 경제수석 소환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소환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통계청이 판타지 소설을 위해 숫자까지 조작했다. 자신들의 경제정책이 판타지 소설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통계청을 조종했다는 것은 나라를 좀먹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12월19일 조선일보, 세계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文 정부 통계 조작 의혹, 국가 근간 흔드는 중대 범죄다' 사설에서 “문 정부는 이념 편향 정책을 강행하다 고용 대란과 소득 참사, 미친 집값 등의 부작용이 불거지자 실책을 감추려 국가 통계에 손을 댔다는 의혹을 받았다. 사실이라면 국정의 근간을 흔든 중대 범죄다. 철저히 진상을 가려내야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감사원, '文정부 통계 왜곡·조작' 실체 낱낱이 파헤쳐야'에서 “국가통계조작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사기극이자 현실 진단과 정책 수립을 망치는 중대 범죄행위다. 감사원은 통계조작 실상과 윗선 개입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관련자에 대해 예외 없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일보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통계조작 의혹이 정치공방 대상으로 여겨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사설 '통계조작 의혹, 정치공방 말고 감사결과 지켜봐야'를 내고 “정권의 유불리로 통계가 조작됐다면 충격적인 대국민 범죄”라면서 “현실진단과 정확한 정책수립을 가로막아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다만 전 정권 고위인사에 대한 조사는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12월19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탈원전 등을 표적감사해 '정권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감사원장이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기관'이라고 하는가 하면, 사무총장은 '서해 사건' 감사에 대해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부적절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독립적 지위가 헌법과 감사원법에 명시됐음에도 대통령 '하명감사'를 벌인다는 비판이 계속돼온 이유”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통계조작 실체 규명도 공명정대해야 감사 결과를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정치권은 정쟁을 자제하고 결과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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