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지분 60%' 한미사이언스, '고배당' 기대감 나오는 이유

지용준 기자 2022. 12. 1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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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가 주당 0.02주를 배당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사진=한미약품
연말 배당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고배당 정책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절반을 넘는데다 이익잉여금으로 2000억원 넘게 보유하고 있어 올해도 수백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한미약품 오너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배당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주당 0.02주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 전 주식 총수는 6862만3684주이며 발행되는 신주는 133만3256주다. 예를 들어 기존 한미사이언스 주식 100주를 보유한 투자자는 2주를 더 받아 102주가 된다.

이번 무상증자를 통해 오너 일가의 보유 주식 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1월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861만7325주(12.56%)를 보유한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74)이다. 장남 임종윤 사장(50)과 차남 임종훈 사장(45)도 각각 834만2628주(12.16%)와 611만3538주(8.91%)를 보유하고 있고 장녀 임주현 사장(48)도 494만242주(7.20%)를 가지고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은 총 4073만7807주로 지분율은 59.36%에 달한다.

한미사이언스는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2017년부터 무상증자와 현금배당을 이어왔다. 최근 5년 동안 총 634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한미사이언스의 현금배당 내역을 살펴보면 ▲2017년 122억원 ▲2018년 124억원 ▲2019년 127억원 ▲2020년 129억원 ▲2021년 132억원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현금배당에 나설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올 3분기 별도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이익잉여금은 2121억원이다. 지난해 말 2181억원과 비교해 60억원 정도 감소했지만 수년째 2000억원대의 이익잉여금을 유지하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현금배당의 재원이다.

한미사이언스의 시가배당률은 다른 제약사들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낮기 때문에 대폭 상향할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 현금배당 규모가 큰 기업은 아니다. 올해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시가 배당률은 0.3%다. 삼진제약(3.0%) 에스디바이오센서(2.3%)와 비교했을 때 9분의 1 수준이다.

한미사이언스 현금배당 추이./인포그래픽=지용준 기자


6연속 배당 쏠까… 고배당→상속세 재원 마련?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입장에서는 한미사이언스의 현금배당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한미사이언스 오너 일가는 2020년 고 임성기 회장의 타계 이후 대규모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송 회장과 임종윤 사장, 임주현 사장, 임종훈 사장은 1.5:1:1:1 법정 상속 비율로 고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상속받았다. 이들에게는 약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상속세가 부여됐고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5년 동안 상속세를 분할납부하기로 했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왼쪽)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사진=한미약품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 임종훈 사장 등은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코리아와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각각 30만6000주, 205만2220주, 113만1000주를 매각했다.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은 주식을 팔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매각한 가격으로 주식을 다시 매수할 수 있는 계약을 뜻한다.

임종윤 사장은 2020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주식을 담보로 10건의 대출을 받았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11월28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85만주(1.24%)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았다. 그동안 임종윤 사장이 받은 주담대 중 가장 큰 규모다.

송 회장과 임종윤 사장이 자녀들과의 대차 계약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한미사이언스의 배당 확대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임종윤 사장은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대했다. 임 사장은 지난해 11월26일 아내인 홍지윤씨로부터 30만주를 처음 차입했다. 올해 1월28일부터 10월12일까지 부인 홍씨와 자녀들로부터 총 13번의 주식 대차계약이 이뤄졌고 보유주식은 540만4716주에서 694만8295주(보유 지분 12.16%)로 증가했다.

송 회장 역시 지난 2월14일 임주현 사장으로부터 지분 1.35%(92만7229주)를 차입하면서 보유 지분을 12.56%까지 끌어올렸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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