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전기車 시장 판도 바뀌나…韓, '현지생산'으로 반전 노린다

日 주도한 아세안 시장…韓, 관세율도 높아 수출 불리
인니·태국, 현지생산 요건 부과…"日과 동일한 경쟁선상"

경기도 하남의 한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2022.8.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이 글로벌 자동차 생산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진 일본 자동차 제조사가 시장을 독점했지만, 주요 국가의 '현지생산 요건' 부과로 인해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아세안 자동차 시장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현재 아세안 회원국 중 전기차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로는 배터리 제조에 필수 광물인 니켈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와 부품사·인력·공급망 네트워크가 강점인 태국이 꼽힌다.

이들 국가는 전기차 산업 지원 정책에 현지생산 요건을 부과해 자국 산업 육성을 촉진하고 있다. 이 같은 현지생산 요건은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한국의 대(對) 아세안 승용차 관세율은 40%로, 중국(0%)·일본(20%) 보다 높아 수출에 불리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태국의 현지생산 요건으로 인해 한국이 중국·일본에 비해 불리한 관세율을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 국가의 전기차 산업 지원 정책에 현지생산 요건이 부과되면서 한·중·일 완성차 제조사 모두 현지 생산이 불가피해지며 동일한 경쟁선상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아세안 시장에 판매 중이다. 또 최근 태국에 생산·판매 자회사를 설립해 기존 위탁판매 체제에서 벗어나 직접 판매를 시작하고 태국 내 전기차 생산도 검토 중이다.

이서현 산업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도네시아·태국은 아세안 전기차 산업의 주도국이 되기 위해 현지생산 요건을 부과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자동차 제조사는 현지 생산을 적극 추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