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 미이케 다카시 감독 "日서 韓콘텐츠사랑받는 이유는"[SS인터뷰]
지난 10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로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던 일본 장르물 거장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국내 관객들에게 ‘착신아리’(2003), ‘라플라스의 마녀’(2018)로 잘 알려진 노장의 농담에 딱딱했던 분위기가 금세 누그러졌다. 그가 연출한 ‘착신아리’는 ‘링’, ‘주온’과 더불어 일본 3대 공포물의 하나로 꼽힌다. 영화처럼 마냥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던 미이케 감독의 색다른 면모다.
‘커넥트’는 불사의 재생 능력을 가진 ‘신인류’ 하동수(정해인)의 눈 하나가 장기 밀매단을 통해 연쇄살인범 오진섭(고경표)에게 이식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신대성 작가의 동명웹툰이 원작이다. 미이케 감독은 “웹툰 원작의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운데다 K콘텐츠가 힘차게 뻗어나가는 시점에 한국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감독의 명성처럼 ‘커넥트’는 상처 부위에서 뻗어 나온 촉수들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리거나 몸에서 적출된 눈알이 떼구루루 굴러가는 등, 만만치 않은 묘사들이 화면을 채운다. 다만 미이케 감독의 전성기 시절 B급 정서를 좋아했던 시청자들이라면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미이케 감독이 낯선 한국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스태프들과 함께 일하느라 스타일이 변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한국어를 일본어로 바꾸는 건 힘든 직업이다. 하지만 나와 한국 스태프들이 만나 화학작용을 빚었다. 우리 스태프들 중에는 전문 통역사는 물론이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해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거나 일본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현장을 경험한 스태프들도 있었다. 그들이 각 세대별로 다양한 언어를 해석해 소통이 한층 원활해졌다.”
주인공 하동수 역의 정해인에 대해서는 “이 배우는 갭(gap)이 있어 재미있다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미이케 감독은 “드라마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국민남동생 같은 모습이었다. 아마 정해인의 팬도 그런 모습을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런 갭이 이 사람의 배우로서 가능성을 높였다”며 “아마 이 배우가 조연을 한다면 개성있는 역할을, 주연을 한다면 모든 사람에게 공감가는 연기를 할 것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은 가까우면서 먼 나라다. 하지만 적어도 콘텐츠 부문 만큼은 한층 가까워졌다. 올해 배우 송강호에게 칸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이어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커넥트’ 연출에 합류한 게 그 방증이다.
미이케 감독은 “우연히 촬영현장에서 고레에다 감독을 만나서 반가웠다”며 “우리 모두 매력적인 K콘텐츠에 흡수된 것처럼 와 있었다. 많은 일본인 감독들은 한국 제작사들이 작업해달라고 하면 자석처럼 딱 붙어 따라온다”고 표현했다.
일본 OTT를 점령한 K콘테츠의 인기에 대해서는 ‘리얼함’을 꼽았다. 미이케 감독은 “과거 ‘대장금’, ‘겨울연가’가 인기를 끌었을 때는 50~70대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작품이었다면 이후 봉준호의 출현과 OTT의 등장으로 일본 내 한류의 흐름이 강력해졌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한국 작품 중 미이케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은 영화 ‘추격자’. 미이케 감독은 “주연 배우의 강인함과 짙은 애수, 그리고 이를 표현하는 연출에 끌렸다”며 “사랑 이야기든 폭력이든 마치 진짜처럼 리얼하게 표현하는 게 K콘텐츠의 힘”이라고 전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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