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기대수명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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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에서 한국인의 기대수명을 발표했다.
경제 상황이 갈수록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위기와 맞물려 고령층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이 등장하고 있다.
국제 경제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갈수록 기대수명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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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고령층 경제 성장 전망은 어두워
새로운 기술지식 배울수 있도록
정부 다양한 교육기회 제공해야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에서 한국인의 기대수명을 발표했다. 한국인 평균 기대수명은 남성 기준 80.6세로 OECD 회원국 가운데 9위다. 1996년 OECD에 가입할 때 70.2세였음을 생각하면 많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기대수명이 증가한 것은 과학·의술 발달에 기인한 바가 크다. 더불어 좋아진 위생 상태, 생활환경 선진화도 기대수명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환갑(還甲)을 맞이한 사람은 장수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반면 오늘날 환갑은 인생 이모작의 시작점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남은 문제는 얼마나 윤택한 노후를 누리느냐에 있다. 노년의 경제적 여유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국 경제가 성장 가도를 달리던 1980년대 전후에는 당장 오늘 축적할 부에 주목하며 살았다. 반면 21세기에는 노년의 삶을 걱정하고 촘촘하게 준비하는 사람이 늘었다. 경제 상황이 갈수록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과거 산업화 정책에 힘입은 경제성장기에는 넘치는 일자리와 빠른 발전 속에서 평생직장 개념이 강했다. 하지만 국제 금융위기를 거치며 평생직장이 희미해지고 인생 이모작이라는 말도 평범하게 들린다. 최근 경제위기와 맞물려 고령층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이 등장하고 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창출이 정부의 고유 사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다만 이런 지원책이 지속한다고 해도 노년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정황이 뚜렷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세계 경제위기와 함께 등장한 금융·부동산 시장의 급변은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자산을 축적한 방식에 혼란을 주고 있다. 이제는 과거와 같이 성실함만으로 경제적 여유를 보장받을 수 없음을 많이 알고 있다. 사회문화적 환경과 가족 단위 변화도 고령층 경제활동에 영향을 줬다. 대가족이 주류가 아닌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경제적 어려움은 온전히 개인 문제가 됐다. 과거부터 지속했던 청년실업 문제에 더해 노년 일자리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단순히 ‘그래야 한다’는 당위(當爲)의 문제가 아닌 현실에서 이 문제에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국제 경제가 확연히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코로나19 이후에 생긴 변수들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 사회의 의료 체계와 기술력을 고려하면 100세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때가 되면 찾아오는 봄바람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고령층 경제 상황에는 좀처럼 봄바람이 불어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어둡게 전망해서만은 안된다. 함께 머리를 맞대 해결방안을 찾는 사회공동체의 지혜가 필요하다.
기본적 경제 여건은 복지에서 풀어야 한다. 국민연금 등의 개선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다양한 측면에서 복지 지원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고령층이 새로운 기술지식을 배우도록 평생학습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고령층은 삶의 경륜에서 얻어진 지혜를 발휘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국제 경제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갈수록 기대수명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고령층 경제활동 문제도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대수명 증가라는 반가운 소식의 이면에서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사회 각계와 정부를 중심으로 고령층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이를 해결할 역량이 충분하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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