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자가 등 돌리면 우리농업 설 자리 없어

2022. 12. 19.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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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좇다 결국 손실을 입을 때가 있다.

게다가 예년보다 빠른 추석 명절을 겨냥해 설익은 <샤인머스캣> 을 앞당겨 출하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신을 자초했다.

맛이 없으니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맛있는 농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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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캣’ 가격 추락 충격
지나친 욕심은 결국 화 불러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좇다 결국 손실을 입을 때가 있다.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말이다. 농업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 <샤인머스캣>이 그렇다. <샤인머스캣>은 당도가 높은 데다 껍질째 먹을 수 있어 근래 ‘명품 포도’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생산량이 급증하고 저품질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한순간에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농민들 자신에게 있다. 심하다 싶을 정도로 착과량을 늘리고 출하시기까지 앞당겨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1000㎡(302.5평)당 2t가량 수확해야 당도를 높일 수 있는데 올해 농가들은 이보다 갑절 많은 4∼4.5t을 생산했다고 한다. 게다가 예년보다 빠른 추석 명절을 겨냥해 설익은 <샤인머스캣>을 앞당겨 출하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신을 자초했다. 이 때문에 1년 사이에 값이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맛이 없으니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데다 <황금향> <한라봉> <천혜향> 등 만감류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선점이나 명절 특수를 노리고 맛이 제대로 들지 않은 상품을 조기에 출하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값을 받고자 하는 농가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또 상인들 재촉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만감류를 맛본 소비자는 성출하기에 제대로 여문 상품도 구입을 꺼릴 수밖에 없다. 일례로 올 8월 <황금향> 출하량은 84t으로 지난해 같은 달(68t)에 견줘 23.5% 늘었다. 추석이 빨라서다. 이후 맛이 제대로 오른 10∼11월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27%나 줄었다고 한다.

이같은 사례가 <샤인머스캣>과 만감류뿐이겠는가. 우리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맛있는 농산물’이다. 큰맘 먹고 선물했더니 돌아온 것은 감사 인사가 아니라 핀잔이었다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설익은 농산물을 맛본 소비자가 다시 같은 상품을 구입해주길 기대하기는 힘들다. 결국엔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줘 소비나 판매 부진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농민들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국산 농산물을 외면한다면 우리 농업은 설 자리가 없다. 최고 품질의 상품을 생산한 후 소비자에게 당당하게 소비를 호소하는 게 옳다. 스스로 제 발등을 찍는 잘못은 이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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