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시계제로'…새해 포문 여는 중소형주 수요예측 파고 넘을까
한주라이트메탈·오브젠·티이엠씨 도전
IPO 침체 속 중소형주 선호현상 지속
고금리에 공모주 약세에 기관 발묶인 탓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로 내년 증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중소형주들이 새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포문을 연다. 올해 증시 침체 속에서 수급 부담이 덜한 종목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중소형주 선호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공모 기업수도 급감했지만 중소형주 IPO가 줄을 잇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내달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서는 한주라이트메탈은 65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2700~3100원으로 최대 공모금액은 202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603억원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알루미늄 주조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에 경량화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차량 부품 제조 기업이다. 특히 연비 향상, 배기가스 감소, 제동거리 단축 등 경량화가 필수적인 자동차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자동차 경량화 부품 매출 비중은 87.8%다. 글로벌 상위 10위 완성차 기업 중 현대·기아차, 르노코리아 등 국내 기업과 GM, 포드, 닛산 등 해외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당초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당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년 초로 일정을 연기했다.
금융투자업계 평가는 나쁘지 않다. 시총이 1000억원 이하로 가벼운 데다 자동차 관련 기업의 경우 전기차주 테마주로 확장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10~11일 수요예측에 나서는 오브젠도 가벼운 체급의 IPO 기업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77만5956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8000~2만4000원이다. 예상 공모금액은 140억~186억원, 예상 시총은 698억~931억원이다. 상장 후 수급 부담도 덜하다는 평가다. 오브젠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물량은 23.64%로 IPO 회사의 평균 유통가능 물량 약 35%보다 낮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오브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마테크(마케팅과 기술의 합성어) 솔루션을 전문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고객 행동정보 기반 실시간 마케팅 솔루션, 실시간 빅데이터 수집·처리 솔루션, 초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인공지능(AI) 분석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티이엠씨는 예상 시가총액이 최대 4200억원대로 중대형급 공모 기업이다. 오는 4~5일 한주라이트메탈과 나란히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IPO를 통해 총 1105만4364주를 상장한다. 공모 예정 주식은 220만주로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2000~3만80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3537억~4201억원이다.
티이엠씨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제조하는 소재 기업으로 ‘소부장 기술특례’를 적용해 코스닥에 상장한다. 반도체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다양한 특수가스를 독자 기술로 개발해 국내외 기업에 대해 공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55%가 넘는 매출성장률로 2021년 기준 883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 기준 매출이 이미 지난해의 두 배를 넘었고, 영업이익 역시 2021년 약 124억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 기준 세 배의 규모를 넘어섰다.
다만 최근 반도체용 특수가스의 매출 호조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잿값 급등, 원·달러 환율 강세 등 외부 변수도 자리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매출액이 정점을 찍었다는 시각도 있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IPO 시장 침체로 내년 상반기까지 올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중소형 공모주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외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몸값이 작아 수급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주 위주로 그나마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내년 초에는 올해 상장시기를 고심하던 기업들과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들 위주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해 초부터 수익률 관리에 들어갈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어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소형회사 위주로 수급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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