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김민희 ‘똑순이의 캐롤’, 때묻지 않은 어린이 음성, 연말 분위기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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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성탄절이 예전 같지 않은 듯하다.
과거 12월에 번화가로 나가면 캐럴이 울려 퍼지며 흥겨운 연말 축제 분위기가 났는데 코로나19와 저작권 문제 등으로 잠잠해졌다.
하나는 1980년대 초반 어린이 가수가 취입한 캐럴 음반 열풍이다.
때 묻지 않은 어린이 음성으로 듣는 캐럴이야말로 진정한 연말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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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성탄절이 예전 같지 않은 듯하다. 과거 12월에 번화가로 나가면 캐럴이 울려 퍼지며 흥겨운 연말 축제 분위기가 났는데 코로나19와 저작권 문제 등으로 잠잠해졌다. 다시 예전처럼 즐겁고 가슴 뛰는 날이 돌아오길 바라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보자.
과거 한국인에게 성탄절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통행금지가 해제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1982년까지 야간에 야외 통행을 금지하는 제도가 있었다. 단, 12월 24·31일 밤, 두차례 해제됐고 이날을 맞아 밤을 새워 노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문제도 있었다. 당시 경찰에게 잡힌 사람들 기록을 보면 바가지요금, 집단 불순행위범, 혼숙범 등의 용어가 등장한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 짓게 하는 역사다.
이맘때가 되면 길거리를 걸으며 캐럴을 듣는 맛이 상당했다. 점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노라면 종교를 떠나 누구나 환상적인 즐거움을 느꼈다. 어린이라면 한번쯤 간밤에 산타할아버지가 머리맡에 선물을 두고 가기를 학수고대했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한국 가요 100년사에서 캐럴이 두차례 큰 인기를 얻은 일이 있다. 하나는 1980년대 초반 어린이 가수가 취입한 캐럴 음반 열풍이다. 1980년 ‘검은 고양이 네로’를 부른 어린이 가수 박혜령이 성공하자 레코드사들이 경쟁적으로 TV드라마 아역스타를 섭외해 음반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 현재까지 활동하는 인물이 김민희다. 그는 1980년 KBS 연속극 <달동네>에서 똑순이 역할로 사랑을 받으며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고 그 여세를 몰아 1981년 ‘똑순이의 캐롤’을 발표했다. 우리가 아는 ‘징글벨’ ‘산타할아버지 우리 마을에 오시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수록한 이 앨범은 1984·1986년 두차례 재발매된 것으로 보아 ‘똑순이’ 인기가 198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박혜령과 김민희의 캐럴은 유튜브나 음원 사이트에서 들으면 된다. 때 묻지 않은 어린이 음성으로 듣는 캐럴이야말로 진정한 연말 즐거움이다.
캐럴은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일종의 찬송가다. 200년 팝음악 역사에는 성경을 기반으로 지은 곡 가운데 역대 팝송 저작권 10위권에 드는 히트곡이 있다. 벤 이 킹(Ben E King)의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다. 시편 46장 내용을 담은 곡으로 “신이 있기에 험한 세상을 두렵지 않게 살아갈 수 있다”고 노래한다. 라니냐로 한파가 예상되는 올겨울도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신의 보살핌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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