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강베리아의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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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 도계읍 구사리 변전설비 건설현장에서 12월 17일 노동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m 높이에 육박하는 이동형 바스켓을 타고 전신주 배전선로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숨졌다.
이른 아침 혹한의 날씨에 추위라도 좀 가신 채 일을 시작하기는 했는지, 추락 방지용 설비가 튼실한 작업대였는지, 눈덩이들이 얼어붙은 건 아닌지 여러 상황이 스쳤다.
선진국에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노동자들이 사망함으로써 산업재해 발생국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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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 도계읍 구사리 변전설비 건설현장에서 12월 17일 노동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m 높이에 육박하는 이동형 바스켓을 타고 전신주 배전선로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숨졌다. 그들의 삶이 멈춘 시간은 토요일이었고 시간은 오전8시40분이다. 신문기사는 하청업체 노동자 40대와 50대라고 밝혔다. A와 B씨로 표기해 그들이 누군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순간 무미건조한 단 몇 줄 기사의 행간에 멈칫했다.
주 5일제 근무라면 휴식이 있어야 할 주말이다. 추락사한 시간 이전에 산간 오지 구사리 일터에 도착하려면 새벽밥을 먹고 집을 나섰을 수 있다. 이날은 ‘날씨가 얼었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급랭 한파가 몰아친 날이기도 했다. 이른 아침 혹한의 날씨에 추위라도 좀 가신 채 일을 시작하기는 했는지, 추락 방지용 설비가 튼실한 작업대였는지, 눈덩이들이 얼어붙은 건 아닌지 여러 상황이 스쳤다.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다는 보도로 인해 사고 직후 곧바로 구조되기는 했는지도 궁금했다. 시베리아 추위에 빗대 강베리아, 춘베리아로 불리는 강원도 겨울은 험지에서 일하는 이들에겐 더 혹독하다. 잔인한 계절이 돌아왔음을 삼척 산재 사망사고가 알렸다.
선진국에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노동자들이 사망함으로써 산업재해 발생국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더구나 산재를 일으킨 기업주에게는 관대한 법적 처분으로 재범률이 다른 형사 사건보다 높아 21세기가 됐어도 여전히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전 화물 수송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을 요구하며 ‘안전운임제’ 정착을 요구했으나 좌절됐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파업 행위만 문제삼음으로써 산재 감축 문화 조성에 악영향이 됐다.
특히 강원도는 사망 산재가 타시도보다 많기로 악명높다. 9월 3분기까지만 해도 31명이 멀쩡히 일하던 도중 목숨을 잃었다. 주로 건설 현장과 벌목 작업이었다. 그만큼 기업의 노동자에 대한 안전 예방 및 환경 조성 의식이 부실함을 보여준다. 기업을 상대로 한 안전 예방에 특별한 정책이 강구돼야 할 곳이 바로 강원도이다. 단기 임시직 일자리마저 끊기는 강베리아의 혹한기, 경제 악화로 내년이 오는게 두렵다는 아우성이 나오고있다. 박미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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