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도발 때 서울서 北선전 공연… ‘우리민족’ 받은 지원금 5년간 72억

노석조 기자 2022. 12.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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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파는 처녀’ 등 北 선전곡 연주

대북 지원 단체인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이하 우리민족)’이 지난해 극초음속 미사일 등 북한의 도발이 빈발하던 시기 서울 도심에서 ‘꽃 파는 처녀’ 등 북한 선전가 콘서트를 열었던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터졌을 때도 “재미있게 평양을 탐구하고 여행할 때의 설렘을 품어보자”며 ‘평양 여행 학교’ 사업을 벌였다. 이 단체는 2017~2021년 서울시·LH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중소기업은행 등으로부터 후원금과 기부금 등으로 총 71억 8000만원을 받았다. 우리민족 측은 “통일 교육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꽃 파는 처녀’ 자료 사진. /평양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민족은 지난해 10월 1억8000만원을 들인 ‘평양 탐구 학교’ 사업의 하나로 ‘해설이 있는 NK 콘서트’를 개최했다. 콘서트에선 ‘사향가’ ‘꽃 파는 처녀’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네’ 등 북한 선전 곡이 전통 악기로 연주됐다. 당시는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 신형 지대공미사일 ‘번개-7′ 등을 쏘아대던 시기였다. 당시 단체 안팎에선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사업”이란 지적이 나왔다. 홍상영 우리민족 사무총장은 본지 통화에서 “모두 통일부 허가를 받은 노래였다”고 했다.

우리민족은 2020년 9월 말에는 ‘평양여행 학교’ 사업을 추진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터진 직후였다. 평양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사진을 보거나 북한 바로 알기 강연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방북 체험을 해보자는 게 사업 취지였다. 당시 단체 내부에선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살해돼 소각까지 됐는데 평양 여행 사업을 해선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민족은 전국 23개 대학교 커뮤니티에 ‘어서 와~ 평양은 처음이지’라는 문구의 홍보물을 올리고 참가자를 모았다. 홍상영 사무총장은 “평양은 어떻게 가는지 그곳 건축물은 어떤지 배우는 통일 교육을 한 것”이라며 “서해 공무원 사건 때문에 중단할 사업이 아니었다”고 했다. “왜 두 건을 연계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 /연합뉴스

서범수 의원은 “북한이 핵 미사일 위협을 가하는데도 국민 세금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을 찬양하는 북한 혁명가곡이 공연됐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면서 “감사와 수사를 통해 혈세가 잘못 쓰이진 않았는지 제대로 밝혀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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