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 만난 메시 2골 VS 음바페 3골, 전설의 주인공으로 남았다
월드컵 결승 역사상 최고의 경기라 할 만했다. 마지막에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웃었지만 두 선수 모두 새로운 전설의 주인공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19일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전후반까지 120분 혈투 끝에 프랑스에 3-3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최고 하이라이트는 지난 10여 년간 세계 축구 최고스타 자리를 지켜온 레전드 메시와 ‘아트사커’의 새 에이스 음바페(24·프랑스)간 유럽 빅리그 최고의 신구 골잡이 대결이었다. 둘은 역대급 활약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메시는 이날 2골, 음바페는 3골을 넣는 만화 같은 활약을 펼쳤다.
존재감도 압도적이었다. 아르헨티나가 예상과 달리 프랑스를 압도한 전반, 메시는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빠르고 정확한 공수 전환과 방향 전환 패스에는 실수가 없었다. 이날 키플레이어가 된 왼쪽 측면 공격수 앙헬 디마리아의 움직임을 편하게 만들어준 공간 패스 역시 메시의 볼 배급에 있었다. 디마리아가 얻어낸 페널티킥은 전반 21분 메시가 선취골로 연결했다.
전반 36분 추가골로 이어진 빠른 역습 상황도 수비에 가담한 메시가 감각적으로 내준 패스 하나로 시작됐다.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움직임이 느려졌지만, 적재적소에 이어주는 움직임과 패스 능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메시는 기어코 팀에 다시 리드를 안기는 골을 넣었다. 연장 후반 3분 오프사이드를 뚫어낸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슈팅이 위고 요리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메시가 다시 차 넣었다.
아르헨티나로 넘어가는 흐름을 고비마다 잡은 건 음바페였다. 음바페는 이날 해트트릭으로 맞서며 자신의 왜 유럽 빅리그에서도 최고 가치로 평가받는 공격수인지를 증명했다.
전반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음바페는 후반 25분에서야 첫 슈팅을 날렸다. 그리고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30분이 지난 시점에서 기적 같은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후반 33분 란달 콜로 무아니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켰고, 2분 뒤에는 중원에서 넘어온 공을 음바페와 콜로 무아니가 공을 주고받은 뒤 박스 안에서 정확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음바페는 2-3으로 뒤진 연장 후반 11분 상대 수비의 핸드링 반칙을 직접 유도해 페널티킥까지 성공시켰다. 메시의 커리어를 아직 따를 수 없지만, 월드컵에서 만큼은 그 나이 또래에 어떤 선수도 걸어가지 못한 길을 걷는 음바페다. 둘은 승부차기에서도 첫 키커로 나서 나란히 골을 넣었다.
메시는 발롱도르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월드컵을 모두 품에 안는 통산 9번째 선수가 됐다. 음바페는 8골을 넣어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메시는 7골을 넣어 골든부트를 놓쳤지만, 월드컵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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