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미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한 주식은
“시퍼렇게 마이너스 찍힌 증권 계좌 들여다볼 때마다 마음에도 퍼런 멍이 들어요. 삼성전자, 네이버 내년엔 오를까요?”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평균 18.7%의 투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소액 주주가 100만명을 넘어 ‘국민주(株)’로 불리는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3개 주식에 투자한 경우 올해 약 636만원을 잃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도 10%대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한 종목과 많이 달랐다. 조금 이익이 난 주식은 서둘러 팔아버리고, 손실 난 주식은 정리를 미루는 개인들 특유의 투자 습성이 올해도 ‘개미 필패(必敗)’를 반복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미 울린 한 해… 평균 18.7% 잃었다
18일 본지가 한국거래소 통계와 NH투자증권의 260만 활동 고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초 이후 이달 15일까지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종목에 모두 투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평균 18.7%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계산됐다.
종목별 평균 매수 단가와 평균 보유 주식 수, 평균 수익률을 통해 손실액을 산출해보니,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3종목 손실액은 합계 636만원. 단일 종목 중 가장 큰 손실을 안긴 주식은 네이버(-255만원)였다. 네이버 투자자 평균 수익률(-39.59%)X평균 매수 단가(32만1879원)X평균 보유 주식 수(20주)를 곱한 결과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 1374만명은 평균 5.9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순매수 상위 6종목에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올해 투자 손실액은 952만원에 달한다.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10월 기준 375만원)의 2.5배에 달하는 손실이다.
올해 주식시장은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친 대형 악재들로 휘청거렸다. 하지만 모두가 돈을 잃은 건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10%가 넘는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면면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과 겹치는 것이 1종목(SK하이닉스)밖에 없었다. 개인 순매 상위 종목에는 없는 금융주(우리금융·KB금융)나 2차전지(삼성SDI·LG화학), 방산(한국항공우주) 등을 집중 공략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존 거시경제 환경이나 추세가 유지되는 때에는 많이 떨어진 주식을 주워 담는 전략이 유효하지만,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라는 게 문제”라며 “외국인들은 배당이나 향후 전망에 따라 매수에 나섰고, 이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개미 올해 458조 잃어
물론 우리나라 투자자들만 잃은 건 아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반다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인용, 올해 전 세계 아마추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가 약 30%의 손실을 입어, 손실액이 3500억달러(약 458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S&P500 지수가 올해 20%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손실 폭이 훨씬 크다. 낙폭이 컸던 테슬라 등 기술주를 많이 산 결과로 분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김준석 연구위원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왜 실패하는지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개인들은 조금이라도 이익이 난 주식은 서둘러 팔면서 손실이 난 주식은 매도를 미루는 행태가 강했다.
오르기 시작한 주식을 서둘러 팔아버리니 수익을 늘리지 못하고, 내리는 주식은 본전 생각에 미적거리다 수익률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소수 종목을 집중 매매하는 ‘복권형’ 투자, 남들이 사는 종목에 우르르 몰리는 ‘군집거래’ 경향 등도 관찰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앱을 통한 손쉬운 투자가 더 늘어날수록, 이런 경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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