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사우디 쇼크'로 시작한 아르헨, 승부차기 승리로 해피 엔딩
대회 최연소 44세 스칼로니, 우승 감독으로 우뚝…21세 페르난데스 등도 존재감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덜미를 잡히는 충격적인 패배로 시작했던 아르헨티나가 완벽한 반등을 이뤄내며 36년 만에 세계 축구 정상에 우뚝 섰다.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전·후반을 2-2로 맞선 뒤 연장전에서도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 얘기를 할 때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우승 경력을 꼽을 수 있었던 아르헨티나는 이제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의 월드컵 우승을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게 됐다.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아르헨티나는 '1순위'까지는 아니었지만, 우승 후보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나라였다.
유럽과 더불어 월드컵 역사를 주도하는 남미 대륙의 최근 챔피언(2021 코파 아메리카 우승)인데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 유력해 어느 때보다 우승 열망도 뜨거웠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A매치 3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릴 정도로 경기력과 분위기도 좋았는데, 아르헨티나의 이번 대회 시작은 크게 삐걱거렸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2로 덜미를 잡혀 대회 초반 최대 이변의 제물이 된 것이다.
이탈리아의 역대 A매치 최다 무패 기록에 단 한 경기를 남기고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한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팀에 지는 수모도 겪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이 경기 다음 날 공휴일을 지정할 정도로 '대사건'이었던 터라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그만큼 충격이 컸는데, 이후 아르헨티나는 빠르게 반등에 성공했다.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메시의 선제 결승 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고, 메시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의 대결로 관심을 끈 폴란드와의 3차전에서도 2-0으로 완승하며 조별리그 C조를 1위로 통과했다.
호주와의 16강전에서 메시와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의 연속 골에 힘입어 2-1로 이긴 아르헨티나는 8강전에서는 네덜란드와 2-2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따돌려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어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전에선 3-0의 완승을 거두며 결승까지 순항했다.
아르헨티나는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동료인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가 양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나선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선 앞서가다 음바페에게 따라 잡히기를 반복하며 승부차기까지 끌려간 끝에 극적으로 우승을 완성했다.
메시를 보유하고도 번번이 세계 정상엔 닿지 못했던 아르헨티나의 한을 풀어낸 건 이번 월드컵 출전국 중 '최연소 사령탑'인 리오넬 스칼로니(44) 감독이다.
2006 독일 월드컵 때 메시와 함께 아르헨티나 선수로 출전했던 스칼로니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아르헨티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4년의 동행 끝에 월드컵 우승을 일궈냈다.
'실리 축구'를 추구하는 가운데 메시에게는 자유를 부여하며 그를 가장 잘 활용한 아르헨티나 사령탑으로 평가받았다.
대회 초반 공격진의 선봉에 세운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조별리그 후반부부터 주전을 알바레스로 교체한 스칼로니 감독의 결단은 우승으로 직결된 '신의 한 수'가 됐다.
메시는 이번 대회 7골을 터뜨리며 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을 거머쥐었고, 알바레스는 4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스칼로니 감독의 중용 속에 메시의 '특급 파트너'로 우뚝 선 2000년생 알바레스와 2001년생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벤피카) 등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핵심 전력으로 존재감을 각인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번 대회 최고의 21세 이하 선수에게 주는 '영플에이어상'도 거머쥐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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