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의 ‘5대 전략무기’가 모두 실현되는 날
북한이 어제 평북 동창리에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2발을 고각 발사했다. MRBM은 사거리가 2000㎞ 이상으로, 정상 발사 시 주일 미군 주력 부대가 있는 오키나와를 비롯해 일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고체 연료를 쓰는 신형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이 지난 15일 신형 ICBM용 고체 연료 엔진 시험을 실시한 곳도 동창리였다.
고체 연료 미사일은 연료 주입이 불필요해 기습 발사에 유리하다. 사전 탐지가 어려워 방어·요격이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 북은 KN-23·24 같은 단거리 미사일에만 고체 연료를 썼다. 어제 발사는 고체 연료 MRBM의 완성을 과시한 것이고, 지난 15일 시험은 고체 연료 ICBM의 출현까지 예고한 것이다. 북이 모든 미사일에 고체 연료 엔진을 탑재할 날이 멀지 않았다. 사전 탐지에서 시작되는 한미의 북 미사일 방어 계획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ICBM용 고체 연료 엔진 시험을 지도하며 “전략무기 5대 과업 실현을 위한 중대 문제를 훌륭히 해결했다”고 했다. 5대 과업이란 김정은이 작년 1월 노동당 대회에서 공개 지시한 것이다. 극초음속 미사일, 다탄두 유도 기술, 고체 연료 ICBM, 핵 추진 잠수함, 정찰위성 개발을 가리킨다. 이 지시 8개월 만에 북은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쏘아올렸다. 올해 들어선 7차례 시도 끝에 지난달 다탄두 장착이 가능한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ICBM용 고체 연료 엔진을 만들었다. 5대 과업 중 3개를 완성했거나 완성 직전까지 갔다.
5대 과업은 북이 제시한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의 일부다. 다음 당 대회(2026년) 전까지 완수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당장 내년 또는 내후년 ‘조기 달성’ 발표가 나온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이 발표와 함께 북은 평화 공세로 돌아설 것이다. 핵을 보유한 채로 제재를 해제하려는 핵군축 시도다. 트럼프·김정은의 싱가포르·하노이 회동이 열린 지난 2018~2019년에 본 장면이다. 이번에도 미국이 거절할 수 있을까.
북의 고체 엔진 시험 성공 소식이 전해진 날, 미 백악관은 “김정은과 전제 조건 없이 마주 앉겠다는 우리 제안을 다시 밝힌다”고 했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불길하다. 5대 전략무기의 완성은 미 본토를 핵 타격할 능력을 북이 완비한다는 뜻이다. 차기 미 대선이 다가올수록 협상은 북에 유리해진다. 북은 미국민에게 안전을 주는 대신 한국을 핵으로 깔고 앉겠다는 숙원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서고 있다. 대한민국이 존망을 걱정하는 상황에 곧 처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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