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다 이뤘다! 마침내 ‘GOAT’ 반열 오른 축구의 신

김동욱기자 2022. 12. 1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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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 꺾고 월드컵 우승
AP 뉴시스


카타르 월드컵은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를 위한 대회가 됐다. 메시는 그토록 고대하던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아르헨티나는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3-3로 비긴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우승했던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5회 우승한 브라질과 4차례 정상에 오른 독일, 이탈리아에 이은 월드컵 최다 우승국이 됐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프랑스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AP 뉴시스
5번의 월드컵에 출전해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던 메시는 16년 만에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메시는 2004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1, 코파 아메리카 등 온갖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발롱도르도 역대 최다인 7차례를 받았다. 메시가 수집하지 못한 트로피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날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은 메시는 그 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버렸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초반부터 프랑스를 압도했다. 전반 5분 알렉시스 마칼라스테르(24)의 슈팅을 시작으로 3분 뒤에는 로드리고 데폴(28)이 중거리 슈팅을 때리는 등 거세게 프랑스를 몰아붙였다. 아르헨티나가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3분 앙헬 디마리아(34)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메시가 키커로 나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메시는 슈팅 타이밍을 늦추면서 프랑스 골키퍼 위고 요리스를 완벽하게 속이고 오른쪽 구석으로 낮게 찼다.

프랑스는 공격의 핵심인 음바페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지만 데폴과 크리스티안 로메로(24)의 협력수비에 막히며 패스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빠른 스피드가 장점인 프랑스 공격진들도 역습 기회에서 번번이 패스가 끊기며 전반 내내 슈팅 한번 시도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후반 23분에서야 첫 슈팅을 기록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1대1 패스는 물론 뛰어난 개인기를 이용한 돌파로 프랑스의 중원과 수비를 흔들었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1-2로 뒤진 후반 37분 동점골을 만들고 있다. 루사일=AP 뉴시스


아르헨티나는 전반 37분 훌리안 알바레스(22)가 상대 뒷공간으로 찔러준 패스를 마칼라스테르가 받아 골문 오른쪽으로 쇄도한 뒤 반대쪽의 디마리아에게 연결했다. 디마리아는 침착하게 왼발로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 디마리아의 첫 번째 골이자 월드컵 통산 3번째 득점이다. 월드컵에 3번째로 나선 디마리아는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한 골씩 넣었다.

월드컵에 4번째 출전한 디마리아는 메시와 함께 수많은 대회에 출전하며 아르헨티나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브라질과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오의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뛴 뒤 부진을 거듭하며 16강과 4강전에서는 벤치를 지켰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는 연장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됐다. 하지만 이날 선발로 추전해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골까지 넣었다. 디마리아는 이날 골을 넣은 뒤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후반 19분 교체될 때는 아르헨티나 팬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후반에도 아르헨티나에게 밀렸던 프랑스는 후반 35분 페널티킥 성공으로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페널티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음바페가 강하게 차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렸지만 공은 손끝에 살짝 닿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기세가 살아난 프랑스는 2분 뒤 다시 골을 넣었다. 콜로 무아니(24)와 1대1 패스로 공을 주고받은 뒤 음바페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전반 23분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은 뒤 두 팔을 벌려 기뻐하고 있다. 메시의 이번 대회 6호골이다. 루사일=AP 뉴시스
두 팀이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경기는 연장으로 갔다.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해결사는 역시 메시였다. 연장 후반 4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25)가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튀어나오자 메시가 집어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메시의 이번 대회 6호 골이다. 메시는 5차례 월드컵에서 13골 8도움을 기록하며 21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게르트 뮐러(독일·14골 5도움)와 호나우두(브라질·15골 4도움),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16골 3도움)를 제치고 월드컵 통산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이다.

이날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한 메시는 두 개의 기록도 새로 썼다. 월드컵 무대 26경기 출전으로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25경기)를 제치고 월드컵 통산 최다 출전 1위가 됐다. 또 메시는 26경기에서 2314분을 뛰며 파올로 말디니(이탈리아·2217분)가 갖고 있던 월드컵 최장 시간 출전 기록도 넘어 서며 월드컵 사상 가장 많이 뛴 선수가 됐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오른쪽)이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4분 프랑스 골키퍼를 피해 골을 넣고 있다. 루사일=AP 뉴시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쉽지 않았다. 음바페가 연장 후반 13분 페널티킥 득점하며 다시 동점을 만든 것이다. 음바페는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제프 허스트(잉글랜드) 이후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또 이번 대회 8골로 골든부트(득점왕)도 차지했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로 갔다. 프랑스의 선축으로 시작한 승부차기에서 프랑스 첫 번째 키커로 음바페가 나섰다. 음바페는 왼쪽으로 찼고 골키퍼 손에 닿았지만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아르헨티나 첫 번째 키커인 메시도 여유롭게 성공시켰다. 프랑스 두 번째 키커 킹슬리 코망(24)은 아르헨티나 골키퍼인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에게 막혔고, 아르헨티나의 파울로 디발라(29)는 가운데로 차 성공시켰다. 프랑스의 오렐리앙 추아메니(22)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고, 아르헨티나 레안드로 파레데스(28)는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프랑스 무아니는 득점에 성공했지만, 아르헨티나 곤살로 몬티엘(25)이 득점하며 경기를 끝냈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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