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오프닝을 최고 피날레로…메시의 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3-3 동점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19일(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루사일/로이터 연합뉴스

악몽으로 시작했던 카타르 꿈, 결말은 달콤한 우승이었다.

아르헨티나가 끝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1978년 자국 대회, 1986년 멕시코 대회에 이은 통산 세 번째 우승. 36년 만에 다시 한 번 오른 정상이다. 20년 동안 이어져 온 유럽의 독식을 끝냈고, ‘축구 신’ 리오넬 메시(PSG)는 대관식을 멀티골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3-3 무승부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이겼다. 루사일스타디움은 아르헨티나가 지난달 22일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적인 1-2 패배를 당했던 그 경기장이다.

무대는 같았지만, 경기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앙헬 디마리아(유벤투스) 선발 기용이 ‘신의 한 수’였다. 디마리아는 전반 23분 벌칙구역 왼쪽에서 상대 우스만 뎀벨레(바르셀로나)의 반칙을 유도했다. 선제골 기회를 잡은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키커로 내보냈고, 메시는 프랑스 수문장 위고 요리스(토트넘)를 완전히 속이며 오른쪽 구석에 공을 꽂았다.

아르헨티나 앙헬 디마리아가 19일(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추가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루사일/AFP 연합뉴스

두 번째 득점은 디마리아가 직접 터뜨렸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36분 자기 진영에서 프랑스 공격을 끊어냈고, 순식간에 역습으로 전환했다. 왼쪽 측면을 전력 질주한 디마리아는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브라이턴)가 찔러준 패스를 받아 깔끔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순조롭게 우승을 향해 달리던 아르헨티나는 위기도 겪었다. 문제는 역시 킬리안 음바페(PSG)였다. 음바페는 후반 35분 페널티킥과 후반 37분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을 뽑아냈다. 2-2 동점.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승부는 끝까지 치열했다. 양 팀은 연장 후반 3분 메시가 득점을 터뜨리며 3-2로 앞섰지만, 음바페가 연장 후반 12분 다시 동점골을 터뜨리며 3-3 동률을 이뤘다. 결국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아르헨티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빌라)의 선방에 힘입어 4-2 승리를 따냈다.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가 19일(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얼굴을 감싸 쥐고 있다. 루사일/로이터 연합뉴스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차지하며 메시는 그간 유일한 공백으로 꼽혔던 월드컵을 제패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발롱도르, 월드컵, 올림픽을 모두 석권한 축구 역사상 유일무이한 선수다. 대회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도 메시 몫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엔소 페르난데스(벤피카)가 영플레이어상, 마르티네스가 골든 글러브까지 차지하며 잔치를 벌였다. 

한편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 프랑스는 후반 들어 분전했지만, 끝내 우승컵을 놓쳤다. 해트트릭을 터뜨린 음바페가 8골로 골든부트(득점왕)를 따낸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