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2023년 언론계

기자 2022. 12. 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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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외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중국 패권 경쟁, 한국의 정권교체,그리고 아직도 가슴 아픈 이태원 참사 등 국제정치, 국내정치적으로 복잡한 한 해였다. 한국언론 역시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2023년은 본격적으로 윤석열 정부 언론정책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격랑의 시기’를 보내게 될 것 같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예상되는 움직임만 해도 언론계에 핵폭탄급 파문을 일으킬 사안이 많다. 첫째, 7월로 예정된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 만료에 따른 방송·통신 정책 변화이다. 방통위 내의 구도가 역전되면서 본격적으로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 정책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런데 여소야대란 정치적 과도기가 지속되면서 KBS, MBC 사장 선임과 관련법률 개정 논의 등 혼란이 지속될 수도 있다. 이미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12월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의결되었는데, 핵심 내용은 공영방송 이사진을 대폭 늘려 정치권과 시민단체, 학계, 언론단체의 참여를 확대하고 사장 임명방식을 100명 규모의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사진 3분의 2 찬성으로 결정하는 특별다수제를 신설하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이란 고개를 넘기 힘들 것으로 보여, 결국 현재의 사장 선출방식이 22대 총선까지 굳어져 정부·여당이 인사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또 한 차례 언론계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둘째, 정부가 대주주이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사 민영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TBS 교통방송은 11월 국민의힘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에서 2024년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KDN이 21.43% 최대 주주인 YTN 역시 이사회에서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 언론사들은 한결같이 집권 국민의힘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편파방송으로 지목한 언론사라는 점에서 우려감이 크다. 마음에 안 드는 언론사의 경영구조를 개편해버리겠다는 발상은 비민주적이고 야만스럽기도 하다.이 과정 역시 반대의 목소리가 있어 순탄하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셋째, 포털뉴스를 위시한 디지털 미디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포털의 과도한 영향력 제한이라는 정치권 요구에 따라 이미 포털 콘텐츠 제휴 평가와 관련된 논의가 정치권에서 시작되고 있어 2023년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제휴 평가를 정부가 지원하는 공적 기구화까지 논의될 정도로 정치권 입김이 커질 것이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여 포털사들은 변화를 시작했다. 다음은 아웃링크 선택제를 도입했고 구독시스템, 인공지능 기사 배열의 투명화를 실시했다. 네이버 역시 각 언론사가 기사 배열과 편집을 주도하는 구독시스템을 정비하고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아웃링크까지 허용한다고 한다. 제휴 언론사들은 인링크 방식과 아웃링크 방식의 유불리를 따지고 있어 언론사의 디지털 전략이 새로운 실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2023년 언론계에서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런데 문제는 첨예한 대립으로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기된 쟁점 하나하나가 언론사, 언론종사자, 정치권, 언론유관 단체, 시민, 학계 등의 논쟁과 충돌이 예상된다. 자칫 언론을 둘러싼 정쟁의 격화로 언론이 민주주의의 가치이자 도구가 아니라 심각한 정치적 혼란의 공간이 될 우려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내년은 언론이 사회의 공기로서 민주주의의 도구로 기능하기 위해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미래지향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이자 결과물인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해 2023년은 많은 혼란과 고민, 새로운 해법에 대한 건설적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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