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北핵잠수함엔 대비책 있나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를 선물하고, 청와대가 이를 평화의 상징이라고 홍보할 때도 북핵 시계는 쉬지 않고 돌아갔다. 이른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화려한 포장이 벗겨질 무렵이던 지난해 1월 김정은은 깜짝 발표를 했다. 당 대회에서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에 있다”며 이미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에 착수했으며, 단계를 밟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김정은은 “핵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도 했다. 핵잠수함은 핵탄두 미사일의 투발 수단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핵 무력 고도화를 위한 투쟁을 멈춤 없이 영도해 새로운 승리를 쟁취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북은 지금도 ‘멈춤 없이’ 핵전략 무기를 개발 중일 것이다.
핵잠수함은 재래식 디젤 잠수함과 차원이 다르다. 디젤 잠수함은 장기 작전을 못 한다. 짧으면 하루, 길게는 2주에 한 번은 물 위로 올라 배터리 충전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핵잠수함은 3~6개월간 바닷속 작전이 가능하다. 속도도 시속 11~15㎞인 디젤보다 3배 빠른 37~47㎞까지 가능하다. 은밀성·기밀성·작전 지속 능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다. 북한이 핵잠수함을 손에 넣으면, 미 본토 근처까지 잠항(潛航)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다. 기습 타격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것이다. 북한이 핵잠수함 건조하는 데는 10년이 채 안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로 기술은 부족하지만, 핵 개발을 통해 우라늄 농축 기술은 확보한 상태다. 김정은 입장에선 핵잠수함이 남북 관계와 대미 협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라고 보고 있고, 어떻게든 빨리 완성하려고 할 것이다.
한국은 핵잠수함은 둘째 치고 북한이 디젤 잠수함에서 쏘는 SLBM 막기도 쉽지 않은 처지다. 잠수함이란 게 광활한 바다 어딘가 깊숙한 곳에서 조용히 숨어 다니는 것이라 일단 찾아내는 것 자체가 힘들다. 한·미·일이 올해 9월 5년 만에 대잠초계기 등 각종 자산을 대거 투입해 3국 연합의 대(對)잠수함 훈련을 벌인 것도 그만큼 북 SLBM 대응 시급성이 컸기 때문이다.
북한은 ‘고출력 고체 로켓 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지난해 1월 핵잠수함, 극초음속 미사일, 다탄두 개별 유도 기술, 정찰위성 등과 함께 완성하겠다고 밝힌 5대 전략 무기 중 하나인데, 2년 만에 성공 주장을 했다. 이제 이 다섯 무기 중 핵잠수함과 정찰위성만 남았다. 내년이면 김정은이 핵잠수함 개발을 선포한 지 3년 차다. 그런데 우리는 핵잠수함을 막을 방법도 개발 계획도 보이지 않는다.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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