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폭스콘, 정부 압박에 中반도체 기업 투자금 회수

임경업 기자 2022. 12. 19. 03: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아이폰 생산업체 폭스콘이 대만 정부 압박에 못 이겨 중국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에 투자한 1조원 규모의 지분 전량을 5개월 만에 매각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지난 17일 대만 증권거래소에 “중국 자회사 싱웨이가 보유한 53억8000만위안(약 1조원)어치 칭화유니 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신고했다. 폭스콘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유연한 투자를 위해 칭화유니 지분을 모두 중국 기업인 옌타이 하이슈로 넘기겠다”며 “지분 매각이 끝나면 폭스콘은 더 이상 간접적으로라도 칭화유니 지분을 보유하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이었던 칭화유니는 작년 7월 자금난으로 파산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중국 정부와 밀접한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약 12조원에 칭화유니를 인수했다. 애플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 대표기업 폭스콘도 지난 7월 자회사가 중국 사모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칭화유니에 1조원 투자금을 댔다. 폭스콘의 창업자 궈타이밍은 친중 성향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대만 정부가 나서 폭스콘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대만 정부는 최근 “폭스콘의 칭화유니 투자는 정부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하는 해외 투자였다”며 “법에 따라 폭스콘에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투자에 대해 폭스콘은 오는 19일까지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폭스콘은 투자 5개월 만에 지분 매각을 통해 중국 반도체 굴기에서 발을 빼게 됐다.

중국과 갈등을 겪는 대만 정부는 TSMC를 중심으로 자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 해외 반도체 공장 건립도 정부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폭스콘 사례는 친중 자국 기업에 보내는 경고이자,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 차원으로 관리하겠다는 대만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