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날 선 攻防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2. 12. 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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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 커제 九단 / 黑 강동윤 九단 흑>
<제3보>(30~41)=초일류들의 몸싸움은 언제 봐도 스릴 만점이다. 흑백 돌들은 달빛 서린 칼처럼, 제초(除草)용 낫처럼 새파랗게 날이 선 채 목표물을 겨눈다. 근처에 얼씬만 해도 뭉텅 베일 것 같다. 그런 공방이 좌상귀에서 때 이르게 발발한다.
흑 ▲에 30은 커제다운 최강수. 참고 1도는 백이 별게 없다. 뒤이어 32로 붙인 점도 호착이었다. 33은 절대수. 참고 2도면 잡을 수는 있지만 잡고 망한다. 사석(捨石) 전법이다. 35로 참고 3도는 10 이후 A, B를 맞봐 흑이 곤란하다.
흑이 거꾸로 35~38의 사석 작전을 선택했다. 상대 돌을 잡을 수 있는데 자신의 돌을 죽인다는 건 어찌 보면 성인(聖人)의 경지다. 어디서 반대급부를 찾을 것인가. 39, 41로 끊자 다시 시퍼런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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