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라스트댄스 완성!...아르헨, 승부차기 끝에 월드컵 우승 달성

이석무 2022. 12. 19.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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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승부차기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모두 달려나오면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오 마르티네스가 승부차기를 막아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승부차기에서 패한 프랑스 선수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축구의 신(神)’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월드컵 ‘라스트 댄스’를 이뤘다. 아르헨티나가 36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연장전 120분 동안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197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포함하면 아르헨티나 축구 역사상 3번째 월드컵 우승이다. 아르헨티나는 최다 우승 기록에서 브라질(5번), 이탈리아, 독일(이상 4번)에 이어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예고했던 메시는 월드컵 우승의 한을 드디어 풀었다. 이날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2골을 책임졌다.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로 나와 골을 성공시키는 등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축구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뤘던 메시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마지막 퍼즐까지 채우면서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우뚝 섰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유럽 독주 행진도 저지했다. 그동안 월드컵 우승은 2002년 한일월드컵 브라질 우승 이후 4개 대회에서 유럽(2006년 이탈리아, 2010년 스페인, 2014년 독일, 2018년 프랑스)이 패권을 지켰다. 남미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년 만이다.

반면 디펜딩챔피언 프랑스는 월드컵 2연패를 눈앞에 두고 아르헨티나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승전에서 66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의 분전도 빛이 바랬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한 메시를 비롯해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앙헬 디 마리아(유벤투스)를 공격 선봉에 내세웠다. 메시는 이날 결승전이 자신의 월드컵 통산 26번째 경기였다. 메시는 로타어 마테우스(독일·25경기)를 뛰어넘어 월드컵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2014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2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올리비에 지루(AC밀란)를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하고 2선에서 킬리안 음바페,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우스만 뎀벨레(바르셀로나)가 공격을 지원했다.

전반전은 메시의 시간이었다. 프랑스가 경기를 주도하고 아르헨티나가 역습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볼 점유율에서 앞선 쪽은 아르헨티나였다. 이번 대회에서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던 디 마리아가 공격 활로를 뚫었다.

아르헨티나의 선제골은 전반 23분에 터졌다. 디 마리아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뎀벨레에게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메시는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이 골로 메시는 월드컵 역사상 조별리그, 16강전, 8강전, 준결승, 결승전에서 모두 골을 터뜨린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이번 대회 6호골을 기록, 음바페(5골)를 제치고 득점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선제골 이후 아르헨티나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추가골은 전반 36분에 터졌다. 앞서 페널티킥을 유도했던 디 마리아가 이번엔 직접 골을 터뜨렸다. 알렉시스 마크알리에스테르(브라이튼)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온 듯 보였다.

다급해진 프랑스는 이른 교체카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전반 41분 지루와 뎀벨레를 빼고 마르쿠스 튀랑(보루시아 글라트바흐), 랑달 콜로 무아니(프랑크푸르트)를 투입했다. 왼쪽 2선에서 활약하던 음바페는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의 집중견제에 막혀 전반전 내내 단 1개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후반전은 음바페의 시간이었다.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친 프랑스는 후반전 내내 파상공세를 펼쳤다. 전반전에 밀렸던 볼 점유율을 되찾아온 뒤 계속해서 아르헨티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엄청난 활동량과 압박으로 프랑스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실타래처럼 꼬였던 프랑스의 공격은 후반 30분 이후 풀리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후반 34분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얻었다. 교체로 들어온 콜로 무아니가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아르헨티나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벤피카)에게 걸려 넘어졌다. 후반 35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음바페가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음바페도 메시와 함께 대회 6골로 득점 공동선두에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프랑스는 불과 1분 뒤 추가골을 터뜨려 거짓말처럼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36분 음바페가 아르헨티나 왼쪽 측면을 뚫은 뒤 왼발 슈팅으로 아르헨티나 골문을 뚫었다. 불과 1분 사이 2골을 몰아친 음바페는 7골로 득점 단독선두에 자리했다.

기세가 오른 프랑스는 동점을 만든 뒤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필사적으로 실점을 막았고 결국 2-2 동점으로 후반전을 마무리했다.

결승전은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역대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이 펼쳐진 것은 통산 8번째였다. 아르헨티나가 결승에 올랐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8년 만이었다. 당시에는 아르헨티나가 독일에 연장전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연장전은 일진일퇴 공방이 펼쳐졌다. 주도권은 프랑스가 쥐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전에 교체로 들어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가 연장 전반 막판 두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골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연장전에서 균형을 깬 쪽은 아르헨티나였다. 주인공은 메시였다. 연장 후반 3분 역습 찬스에서 마르티네스의 슈팅이 프랑스 골키퍼 위고 요리스(토트넘)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쇄도하던 메시가 이를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프랑스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 뮌헨)가 부랴부랴 공을 걷어냈지만 주심은 공이 골라인을 넘은 것을 확인하고 득점으로 인정했다. 이 골로 메시는 이번 대회 7골을 기록, 음바페와 다시 득점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프랑스는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연장 후반 11분 프랑스 킹슬리 코망(바이에른 뮌헨)의 슈팅이 아르헨티나 곤살로 몬티엘(세비야)의 팔을 맞았다. 주심은 곧바로 핸들링 파울과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는 당연히 음바페였다. 음바페는 오른발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제프 허스트(잉글랜드)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후 56년 만에 음바페가 결승전 해트트릭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음바페의 이번 대회 8번째 골이기도 했다.

프랑스는 연장 후반 추가시간 콜로 무아니가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오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가 슈퍼세이브를 해내면서 실점을 막았다.

결국 연장전 포함, 120분 혈전이 막을 내렸고 두 팀의 운명은 ‘운명의 러시안 룰렛’ 승부차기에서 가려졌다. 선축은 프랑스였다. 1번 키커 음바페가 강하게 슈팅해 골문을 열었다. 골키퍼 마르티네스가 공에 손을 댔지만 막을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 1번 키커는 메시였다. 메시는 골키퍼 요리스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은 뒤 왼발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프랑스 2번 키커는 코망이었다. 코망의 오른발 슈팅은 마르티네스에게 걸렸다. 반면 아르헨티나 2번 키커 파울루 디발라(AS로마)는 과감하게 골문 한가운데로 차 공을 집어넣었다.

프랑스 세 번째 키커는 오렐리엥 추아메니(레알 마드리드)였다. 추아메니의 오른발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골키퍼 마르티네스는 어깨춤을 추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3번 키커 레안드로 파레데스(유벤투스)는 골을 성공시켜 3-1이 됐다.

프랑스 4번 키커 콜로 무아니는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 4번 키커는 몬티엘이었다. 몬티엘이 오른발로 찬 슈팅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르헨티나의 극적인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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