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mortal’ 역대 최고가 된 ‘우리의’ 메시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Inmortal(불멸을 뜻하는 스페인어)'. 리오넬 메시(35)는 즉 불멸이 됐다.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에 위치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토너먼트 결승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하지만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아르헨티나는 3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프랑스는 준우승을 기록했다.
지난 11월 27일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C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1차전에서 조직화된 사우디 아라비아에 1-2 충격패를 당한 아르헨티나였다. 2차전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꿈은 종료되는 상황이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18분까지 득점하지 못했다. 하지만 축구의 신 메시는 그 상황을 타파했다. 23m 거리에서 놀라운 중거리슛으로 득점했다. 이 골은 결승골이 됐고 아르헨티나는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이후 레이스도 순탄치 않았다. 좀처럼 득점하기 쉽지 않았던 조별리그 C조 3차전 폴란드와의 경기 2-0 승리. 막판까지 추격을 허용했던 호주전 2-1 승리. 승부차기 끝에 겨우 이긴 8강 네덜란드전. 또 4강 또 한 번의 고비를 넘긴 크로아티아전까지. 결승까지의 레이스는 결코 쉽지 않았다. 이는 메시가 그간 걸어온 국가대표 커리어와 비슷했다.
해마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7차례 수상한 메시다. FC 바르셀로나 그리고 파리 생제르맹 FC 두 클럽에서만 뛴 그다. 부침은 있었지만 발롱도르 수상 횟수와 그의 엄청난 팀 커리어가 말해주듯 소속팀에서의 성적과 운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커리어는 달랐다. 거친 비포장 도로의 연속이었다.
메시는 2005년 21세 이하 월드컵과 2008년 올림픽(사실상 23세 이하 대회)을 제패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그에게 대표팀 경력은 상흔들만을 안겨줬다.
메시는 2006년 월드컵에 화려하게 신성으로 데뷔하고도, 8강 독일전 0-4 패배를 지켜봐야했다. 2010년 소속팀 바르사에서 가장 빼어난 모습을 보여줬지만, '감독' 디에고 마라도나의 부족한 역량 속 허무하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2014년에는 팀을 결승까지 올렸지만, 연장전 실점으로 0-1로 패했다. 메시는 월드컵 트로피를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더불어 2016년까지 발생한 4번의 코파 아메리카(대륙컵) 우승 실패는 그를 정신적 극한으로 몰고 갔다.
당시 아르헨티나 언론 Ole에 따르면 메시는 "제게 있어서 국가대표 경력은 끝이 났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 했고 4번의 결승(월드컵 1, 코파 3)에 진출해 제가 가장 원하는 것을 위해 계속 노력했지만 달성할 수 없었습니다. (은퇴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지만 정해졌습니다"라며 대표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는 그가 사랑하는 조국을 외면할 수 없었고, 은퇴 번복을 했다. 2018년 월드컵 예선에서 반드시 이겨야할 에콰도르 원정서 해트트릭을 만든 메시였다. 이를 통해 본선에 진출했지만 아르헨티나는 프랑스에 밀려 16강서 탈락했다.
그 무렵 메시를 향한 비난 여론은 또 들끓었다. 故 디에고 마라도나를 빗대며, 그와는 달리 메시는 팀을 우승으로 견인하지 못한다는 말도 나돌았다. 그런 비수들 속에서 메시의 마음이 어땠을지는 가늠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시는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2021년 마침내 첫 결실도 얻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과 자신을 도와주는 동료들의 지원 속 MVP와 득점왕을 석권하며 코파 아메리카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 들어섰다. 사우디전 패배는 아르헨티나에 뼈아팠지만, 이는 일종의 예방주사가 됐다. 이후 승승장구한 아르헨티나와 메시는 결승까지 다다랐다.
결승전 상대 프랑스는 각 포지션에 월드 클래스들을 보유한 범접하기 힘든 팀이었다. 하지만 메시를 위시한 아르헨티나는 그들까지 넘어서며 세계 축구 정상에 올랐다. 이번 성과는 아르헨티나에도 엄청나지만, 메시 개인의 평가에도 엄청난 작용을 하게 됐다. 물론 펠레 그리고 마라도나. 그리고 메시를 둔 역대 최고의 선수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지만, 메시를 최고로 치는 것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그로 인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세대'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넘어 역대 최고의 선수를 봤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그간 거의 항상 역대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던 선수에게 역대 최고의 선수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당연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월드컵 트로피를 가진 것과 갖지 못한 것은 차이가 있다. 메시는 이것마저 해결해버렸다.
2022년 12월 18일 전 세계인들은 메시의 대관식을 지켜봤고, 그는 역사 속 불멸의 인간이 됐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불멸의 역사를 눈으로 목도한 행운아들이 됐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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