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IVE] '메시 영화 같은 엔딩!' 아르헨, 승부차기에서 프랑스 잡고 '세계정상'… '36년 만에 우승'

조남기 기자 2022. 12. 19.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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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카타르)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를 의미하는 그 단어. 이제 리오넬 메시가 완전히 소유한다. 아르헨티나가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세계무대에서 기어코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역사적 순간이다.

19일(이하 한국 시각) 자정, 카타르 루사일에 위치한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결승 아르헨티나-프랑스전이 킥오프했다. 전·후반과 연장 전·후반의 결과는 3-3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3분·연장 후반 3분 리오넬 메시, 전반 36분 앙헬 디 마리아가 득점에 성공했다. 프랑스는 후반 35·36분·연장 후반 13분 킬리안 음바페가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렇게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러시안룰렛의 결과는 4-2로 아르헨티나의 승리였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맹활약과 프랑스의 실수가 겹쳤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던 1986 FIFA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우승했다. 리오넬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세계 정상'이다.  

전반 초반엔 아르헨티나의 우세였다.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하는 펼쳐진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프랑스를 조금씩 가두는 것처럼 보였다.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리오넬 메시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5분 언저리까지 56%가량의 점유율을 쥐고 슛을 3개 시도했다. 반면 프랑스는 아르헨티나 골문 방향으로 볼을 보내지 못하는 상태였다. 프랑스의 수문장 위고 요리스는 충돌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전반 20분 프랑스에 찬스가 왔다. 아르헨티나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세트피스 기회를 잡은 프랑스는 볼을 띄워놨고, 제공권이 뛰어난 올리비에 지루가 날아올라 공을 머리에 댔다. 공은 골문을 벗어났으나 아르헨티나가 위협을 느낄 만한 장면이었다.

전반 21분, 아르헨티나 쪽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좌 측면에서 앙헬 디 마리아가 돌파로 길을 열었고, 우스만 뎀벨레가 파울을 범했다. 두 국가 11번의 대결에서 앙헬 디 마리아가 결정적 역을 해낸 순간이었다. 전반 23분, 키커로는 리오넬 메시가 나섰다. 리오넬 메시는 위고 요리스를 완벽하게 속이는 슛으로 아르헨티나에 리드를 선사했다. 커리어 내내 그토록 바라던 월드컵 우승에 한 걸음 다가간 듯했다.
 

 

아르헨티나의 공세는 계속됐고, 머잖아 또 득점에 성공했다. 리오넬 메시가 기점이었다. 리오넬 메시가 감각적으로 눌러준 볼은 훌리안 알바레스를 거쳐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가 잡아 달렸다. 이후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는 반대편으로 쇄도하던 앙헬 디 마리아에게 공을 배달했다. 이날 컨디션이 좋았던 앙헬 디 마리아가 상황을 마무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프랑스는 선수들을 교체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올리비에 지루와 우스만 뎀벨레를 빼는 파격적 선택을 내렸고, 랜달 콜로 무아니와 마르쿠스 튀랑을 넣으며 색깔을 완전히 바꿨다. 킬리안 음바페를 위시한 공격진의 역동성으로 승부를 보려는 계획인 듯했다.

전반전은 아르헨티나가 2-0으로 우세한 가운데 종료됐다. 프랑스는 4년 전의 결승전처럼 유기적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중이다. 반면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뭉친 아르헨티나는 흠 잡을 곳 없는 플레이로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다.

후반전은 두 팀 모두 교체 없이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의 매커니즘이 완벽하다고 판단한 듯했고, 프랑스 또한 전반 막판에 활용해둔 교체 카드를 일단은 믿기로 했다. 그러나 후반 20분에 도달할 때까지 프랑스는 아르헨티나 골문을 좀처럼 위협하지 못했다. 60분의 시간 동안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아르헨티나 골키퍼가 당황할 법한 순간은 거의 없었다.
 

 

와중 리오넬 메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듯 모든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속도감마저 전성기의 그것으로 돌아온 듯한 착각이 들 만큼 경기력이 훌륭했다. 리오넬 메시뿐만이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조직력은 프랑스를 압도할 만큼 단단했다. 그들이 세계정상에 오를 자격이 충분함을 입증하고 있었다.

후반 19분, 아르헨티나가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맹활약을 펼친 앙헬 디 마리아를 대신해 마르코스 아쿠냐를 투입했다. 남은 시간도 역동성을 유지하려는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의 계획인 듯했다. 후반 26분엔 프랑스가 다시금 변주를 시도했다. 경기가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앙투안 그리에즈만과 테오 에르난데스를 불러들이는 강수를 두고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와 킹슬리 코망을 넣었다.

경기는 이제 중반을 지나 후반에 접어들고 있었다. 스코어는 여전히 2-0, 리오넬 메시와 아르헨티나가 확실한 리드를 잡고 있었다. 경기 관중도 발표됐다.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 입장한 관객의 숫자는 88,966명이었다. 이들의 상당수는 아르헨티나와 리오넬 메시의 대업을 간곡하게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프랑스를 지지하는 관중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후반 34분, 경기가 급변했다. 프랑스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교체 자원 랜달 콜로 무아니가 측면을 돌아 중앙으로 질주하는 상황이었는데,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파울을 범했다. 키커로는 역시나 킬리안 음바페가 나섰다. 킬리안 음바페의 슛은 구석을 겨냥했고 마침내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프랑스에 한줄기 서광이 드리운 시점이었다.

이후 1분 뒤 킬리안 음바페가 또 골을 넣었다. 드라마틱한 순간, 만회골을 넣은지 몇 분 되지도 않은 시점이었다. 과연 차세대 넘버원 킬리안 음바페다웠다. 킬리안 음바페는 마르쿠스 튀람이 넘겨준 볼을 아크로바틱 자세에서 처리했다. 아르헨티나의 수호신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는 킬리안 음바페의 혼이 담긴 슛을 막아내지 못했다.

2-2가 된 뒤 경기장은 더 뜨거워졌다. 대부분의 경기 시간 동안 아르헨티나의 우세였지만, 이제 상황은 원점이었다. 과연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의 저력은 대단했다. 후반 42분엔 마르쿠스 튀람이 경고를 받았다. 페널티킥을 얻기 위한 액션을 보였다는 이유였다. 후반 추가 시간은 8분이었다. 아르헨티나는 기세를 완전히 잃어 위기의 시간을 보내는 상태였다.

후반 45+7분엔 리오넬 메시가 반격했다. 페널티 박스 앞에서 힘 실린 중거리슛을 날렸다. 볼은 위고 요리스 키퍼가 선방해냈다. 후반전은 결국 이렇게 마무리됐다. 아르헨티나가 내내 우세한 흐름이었으나, 막바지에 킬리안 음바페가 번뜩이며 프랑스가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냈다. 승부는 연장전에서 가리게 됐다.

연장전에서는 아르헨티나가 먼저 교체 카드를 썼다. 나우헬 몰리나가 빠지고 곤살로 몬티엘이 들어갔다. 프랑스도 머잖아 엔진을 보강했다. 아드리앙 라비오를 대신해 유수프 포파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상대적으로 교체 카드에 여유가 있던 아르헨티나는 연장 전반 10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레안드로 파레데스를 동시에 투입했다. 호드리고 데 파울과 훌리안 알바레스가 빠져나왔다.
 

 

연장 전반 막판엔 아르헨티나가 좋은 기회를 잡았다. 리오넬 메시를 기점으로 진행된 패스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도달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슛은 프랑스의 블로킹에 막혔다. 이어진 곤살로 몬티엘의 슛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는 이렇게 연장 후반으로 향했다. 두 팀의 체력은 이미 바닥에 도달한 듯했다. 리오넬 메시도, 킬리안 음바페도 체력의 임계점이었다.

연장 후반 4분, 리오넬 메시가 기어코 골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의 패스워크가 프랑스 골대 앞에서 빠르게 돌아갔고, 그게 위고 요리스의 블로킹을 거쳐 리오넬 메시에게 도달했다. 리오넬 메시는 자신의 발 앞에 떨어진 볼을 놓치지 않았다. 이후 리오넬 메시는 동료 및 팬들과 격한 셀레브레이션을 펼쳤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아르헨티나인들의 응원을 독려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연장 후반 12분, 프랑스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킬리안 음바페의 킥을 곤살로 몬티엘이 쳐내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음바페는 다시금 득점에 성공했다. 참으로 대단한 결승전 해트트릭이었다. 이렇게 경기는 마지막까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두 팀은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아르헨티나는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 대신 파올로 디발라를, 프랑스는 쥘스 쿤데 대신 악셀 디사시를 넣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엔 두 팀에 큰 찬스가 한 번씩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고, 동시에 역습에 의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헤더로 프랑스를 위협했다. 연장 후반도 이렇게 종료됐다. 3-3에서 승부를 가지 못한 두 나라였다. 결국 경기는 이렇게 승부차기로 향했다.

승부차기에서 프랑스의 첫 번째 키커 킬리안 음바페는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의 첫 번째 키커 리오넬 메시도 흔들리지 않고 골을 넣었다. 프랑스의 두 번째 키커는 킹슬리 코망, 그의 슛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쳐냈다. 이어진 키커 아르헨티나의 파울로 디발라는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가 유리해진 상황이었다. 

이후 프랑스가 한 번 더 실패했고, 아르헨티나 4번째 키커에게 차례가 돌아왔다. 곤살로 몬티엘이 넣으면 아르헨티나가 우승이었다. 위고 요리스는 넘어졌으나 막지 못했다. 아르헨티나가 이렇게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리오넬 메시는 부인할 수 없는 올타임 넘버원이 됐다. 월드컵 우승을 포함해 모든 걸 다 가진 사내다. 그야말로 완벽한 엔딩이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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