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우의미·중관계사] 中 전략가치 하락과 연합국의 ‘동상이몽’
2022. 12. 1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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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은 1943년 12월부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의 변화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자각했으나 때는 늦었다.
중국이 이제 더 이상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연합국이 방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를 내포했다.
여기서 국민당 정부는 미국의 지원 감축, 활주로 파괴를 위한 일본의 공세 강화, 그리고 연합국 전략회의에서의 중국 배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은 미·영이 소련군의 중국 동북지역 진출을 막아주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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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은 1943년 12월부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의 변화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자각했으나 때는 늦었다. 2차대전의 연합국(The Allies), 즉 미·영·소 3국은 그해 초부터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전세가 급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국이 1942년 5월부터 태평양에서 돌입한 이른바 ‘섬에서 섬으로 건너뛰는 전략’(island-hopping: 일본이 점령한 모든 섬을 탈환하는 대신 몇몇 핵심 요충만 공략해 빼앗는 전략)의 성공이 결정적이었다. 태평양에서 일본을 연쇄적으로 격퇴하면서 이듬해 초 미군은 일본 본토를 침공할 수 있는 활로를 열었다.
미국은 전쟁에 전념하기 위해 1942년 10월 연합국의 중국 조계지 반환을 종용하고 1월에 완결했다. 여세를 몰아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전후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다는 약속도 이끌어냈다. 이로써 아편전쟁 이후 중국이 서방 열강과 맺은 이른바 ‘불평등조약’이 모두 폐기되었다. 그러나 이런 결과들이 중국에 달가운 소식만은 아니었다. 이런 결정에는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중국의 전략적 가치에 일어난 본질적인 변화였다. 중국이 이제 더 이상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연합국이 방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를 내포했다. 대신 일본을 공격하는 연합국 전투기의 전초기지, 즉 전투기 활주로로 전락한 것이다.
여기서 국민당 정부는 미국의 지원 감축, 활주로 파괴를 위한 일본의 공세 강화, 그리고 연합국 전략회의에서의 중국 배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1943년 한 해 동안 중국은 우려한 것처럼 연합국 전략회의에 한 번도 초대되지 않았다. 미국에 대한 지원 요청은 매번 거절당했다. 그새 중국 내 활주로에는 일본의 포격이 집중되었다.
중국의 전략가치 하락으로 연합국 간의 입장차가 드러났다. 영국은 전후 중국이 아시아의 대국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중국 방어에 소극적이었다. 중국은 미·영이 소련군의 중국 동북지역 진출을 막아주길 원했다. 이런 중국의 희망은 그러나 1943년 11월 카이로 회담에서 거부됐다. 나치 독일과 싸우는 유럽 전역에 집중하고 싶었던 미·영에 ‘소련군을 중국에 파병하겠다’는 스탈린의 약속은 거부할 수 없는 감언이설이었다. 이처럼 연합국이 동상이몽을 꾸는 동안 미국은 심지어 장제스의 암살까지도 꿈꿨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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