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 "'킹덤'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인터뷰]
정해인의 미스터리한 조력자 이랑 역할 선택한 이유
"장르물보단 캐릭터의 주체성을 보고 골라요."
배우 김혜준은 동년배 연기자들보다 일찍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찾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과 드라마 '구경이'에서 장르물에 최적화된 연기를 뽐내면서 스스로의 진가를 입증했다. 여기에 김혜준은 전작들보다 한층 더 색채 강한 캐릭터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는 중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혜준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커넥트 동수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 불사의 추격을 담아낸 이야기다.
김혜준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났다. 그는 '커넥트'의 독특한 장르가 많은 이들에게 흥미를 이끌어내리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혜준은 지난해 12월에 '커넥트'에 합류해 올해 3월에 촬영을 마쳤다. 전작 '구경이'에서 사이코패스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차기작에 대한 고민도 컸던 시기였다. 그때 만난 '커넥트'는 김혜준을 단번에 매료시켰다. "모든 배우가 임팩트를 남기고픈 마음이 있을 거에요. 사실 전 장르물이라기보다 캐릭터에 끌려요. 그간 했던 캐릭터들 모두 주체성이 있어요. 전 그런 것에 도전 의식을 느껴요."
많은 감독들은 김혜준의 순수하게 생긴 마스크 속 반전의 매력을 눈여겨봤다. 배우 스스로는 자신을 '평범한 느낌'이라고 표현했지만 평범한 속 비범함이 김혜준의 시그니처다.
김혜준은 '커넥트' 속 액션에 대해 거듭 아쉬움을 드러냈다. 촉박하게 합류했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액션 연기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하인들를 들을 수 있었다. 또 특수효과에 대한 고충도 있었다. 그는 "CG연기를 이렇게 제대로 하는 것은 처음이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화장실 거울 보면서 현타도 맞았다"면서도 "제가 연기하기 전 해인 오빠의 연기를 보고 더 빨리 깨우칠 수 있었다. 그래도 어렵다"고 말했다.
의문스러운 미스터리 조력자 이랑을 소화하면서 다른 작품을 참고하기 보단 스스로 상상하고 또 구현했다. 여기에 미이케 타카시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서 직접 스타일링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단다. "비주얼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어요. 독보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머리가 하얗게 세지 않았을까 의문부터 시작했습니다. 또 신진대사가 빠른 설정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손톱을 붉게 만들었어요."
극중 이랑과 동수(정해인)은 서로를 깊게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커넥트'한다. 러브라인을 연기한 소감을 묻자 김혜준은 "두 인물에 대한 감정을 사랑이나 멜로보다 인류애, 동지애로 해석했다. 이랑과 동수는 서로를 위로한다"면서 "실제로는 박해일 선배님이 이상형이다. 소년미 있고 부드럽다"고 말하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또 정해인 고경표와의 호흡에 대해선 "둘 다 에너지가 엄청나다. 몸을 사리지 않는다. 정해인 오빠와 촬영을 많이 했는데 저렇게 하고 가면 안 아픈가 걱정할 정도다. 아픈 기색이 없다.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본 장르물의 대가로 알려진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어떤 연출자일까. 김혜준은 타카시 감독을 두고 "정확하다"고 표현했다. 특히 퇴근에 대한 정확도가 기억에 남는다고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한국 감독님들과 달리 통상적으로 찍는 장면이 있다. 감독님의 생각이 정확하고 주저함이 없다. 이런 부분에서 거장이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김혜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조금씩 성장했음을 느꼈단다. 현장에서 선배들이 자신을 컨트롤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의 역할을 배웠다. 김혜준을 대중에 널리 알리게 만든 작품인 '킹덤'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그는 스스로 '킹덤'을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꼽았다. "안 좋은 평도 많이 받았지만 배우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저는 아직 시작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제 목표는 오래 연기하는 것이거든요. 이제 7년을 했다면 더 나아갈 일이 많아요. 나문희 김혜자 선생님처럼, 존재만으로 연륜이 느껴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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