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차는 어디에”…빙판 대란에 시민들 ‘분통’
[KBS 전주] [앵커]
어제(17일) 전주에서 빙판길 교통 대란이 빚어졌습니다.
기상청이 대설특보를 내리고 폭설을 예고했지만, 전주시가 늑장 제설에 나서며 벌어진 일입니다.
안일한 재난 대응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동차 불빛에 비친 도로가 반들반들합니다.
마치 거대한 스케이트장처럼 변한 도로 위로 차들이 뒤엉켜 위태롭습니다.
눈이 가장 많이 왔을 때 9.5cm까지 쌓인 전주 도심은 도로 곳곳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습니다.
제설 작업이 제때 되지 않아서입니다.
보다 못한 상점 주인이 화단에서 흙을 퍼다 도로에 뿌렸고.
[김창휘/전주시 중화산동 : "제설 모래가 있는 게 없어서. 제가 계속 있었는데 (제설)차가 와서 제설하는 작업은 못 봤어요, 아직까지."]
속절없이 미끄러지는 차를 운전자들은 오르막 길가에 버리고 가야 했습니다.
[전주시민/음성변조 : "바닥이 빙판이에요, 빙판. 차 한 쪽에다가 받쳐놓고. 운행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에요."]
눈 소식에 차 없이 나온 시민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에 결국 추위에 떨며 빙판을 걸었습니다.
[시내버스 업체/음성변조 : "전주가 완전 대란이 나서, 제설이 안 돼 있으니까. 보통 4시간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한 코스 가는데, 1시간 걸리는 거리가."]
전주시가 제설장비 35대를 처음 투입한 시각은 오후 2시 반.
이미 눈이 본격적으로 쌓이기 시작한 뒤였습니다.
눈이 8cm 넘게 쌓인 오후 4시 20분엔 전 직원 비상근무 동원을 내렸지만, 실제 집결은 거의 되지 않았고, 우범기 전주시장은 시의회 체육대회에 들르는 아침 일정을 소화한 뒤, 따로 출근해 공식 재난 대응 업무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폭설이) 예측이 안 됐던 거여서, 직원들이 외지에 가있던 분도 있을 거고. 가는 시간이 또 그 시간에 많이 정체돼서."]
전주시의 안일한 재해 대응 탓에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이 됐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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