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허리띠 죄는 기업들…90%가 “현상 유지·긴축 경영”
‘확대경영’ 의향 응답률 9.2%뿐
규모 작은 회사서 긴축 기조 높아
고물가·고금리에 투자·채용 주춤
자동차 부품 중소업체인 A사는 최근 생산이 늘어 공장 가동률은 높아졌지만 인력을 충원할 계획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풀리면서 생산 물량은 늘었지만 내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미래차전환에 대비해 관련 인력도 보강해야 하지만 가동률이 늘어난 만큼 이익은 늘어나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내년 경영계획을 확정하거나 초안을 마련한 기업 10곳 중 9곳은 현상 유지를 하거나 긴축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300인 미만의 소규모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물가, 고금리 지속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이 투자와 채용에 모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국 30인 이상 기업 24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를 보면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90.8%가 내년 경영계획 기조를 ‘현상유지’ 또는 ‘긴축경영’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76.4%)보다 14.4%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면, ‘확대경영’이라는 응답은 9.2%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긴축경영’을 하겠다고 한 300인 이상 기업은 12.8%지만, 300인 미만 기업은 27.7%로 온도 차이를 보였다. 확대 경영을 하겠다고 답한 비율도 300인 이상은 10.6%인데 비해 300인 미만은 8.4%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을수록 사정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긴축경영’이라고 응답한 기업 중 72.4%는 구체적인 시행계획으로 ‘전사적 원가 절감’을 선택했다. 이어 ‘유동성 확보’(31.0%)와 ‘인력운용 합리화’(31.0%) 순이었다. 이는 내년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와 고물가, 고금리 지속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비해 대다수 기업이 원가절감을 통한 비용 감축을 긴축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꼽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이 66.9%로 가장 많이 나왔다. 올해 대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 비율은 15.4%에 그쳤다. 채용계획도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이 61.5%로 가장 많았다. ‘채용 확대’와 ‘채용 축소’ 응답 비율은 각각 24.6%, 13.8%였다.
응답 기업 10곳 중 7곳은 한국 경제가 정상 궤도로 회복되는 시점을 2024년 이후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회복 시점을 2024년으로 꼽는 기업은 51.3%, 2025년 이후라고 응답한 기업은 22.9%였다. 내년에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25.8%에 그쳤다.
현재 자금 상황을 묻는 말에는 응답 기업의 43.0%가 어렵다고 답했다. 50.5%는 내년 자금 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기업 자금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경총은 전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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