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밀려 백화점에 치여…위기의 ‘가전 양판점’ 활로 찾기

김은성 기자 2022. 12. 1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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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산맥 ‘하이마트·전자랜드’ 수장 교체 나선 이유
하이마트, 창립 후 첫 적자 전망
전자랜드도 작년 9년 만에 적자
구매 환경 변화로 실적 부진 심화
롯데 남창희·전자랜드 김찬수
대표 교체, 점포 리뉴얼 등 단행

국내 가전 양판점 양대 산맥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수장을 교체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에 따른 업황 악화 속에서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승부수로 보인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15일 정기 인사를 통해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에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를 내정했다. 남 대표는 30년 이상의 직매입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실적 하락을 방어할 구원투수 역할을 맡게 됐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도 같은 날 김찬수 신규사업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2010년 전자랜드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팀장과 온라인영업부문장 등을 거친 소매유통 전략가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최초의 외부영입 수장이자 최장수 경영자였던 옥치국 대표는 8년 만에 물러난다.

양사가 수장을 바꾼 것은 가전 양판점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어서다.

매년 매출 4조원대를 유지하며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매출 2조6025억원, 영업손실 72억원을 기록했다. 창립 이후 처음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하이마트는 2020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다.

전자랜드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매출 8784억원, 영업손실 18억원을 내며 9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전자랜드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옥 대표 부임 후 처음이었다. 비공개 상장사라 올해 분기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중저가 상품은 e커머스의 가격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프리미엄 상품은 백화점은 물론 LG전자, 삼성전자 같은 제조사의 소비자 직거래(D2C) 매장에도 밀리며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도 온라인 중심으로 달라지고 있다. 2019년 45%였던 가전시장 온라인 침투율은 2021년 60%까지 올랐다.

소비자들은 크리에이터와 유튜버 등의 영상으로도 제품을 꼼꼼히 비교할 수 있게 돼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야 할 이유가 없다.

최근에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고물가 등으로 생활가전을 교체하려는 수요마저 줄고 있다.

양사는 자사 몰에서 신선과일과 골프, 요가 등의 ‘비전자 상품군’을 확대하며 고객 붙잡기에 나섰다. 또한 오프라인에서는 일반 매장을 줄이고, 체험형 대형 매장을 늘리는 등의 점포 리뉴얼로 오프라인 매장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시장 부진은 사이클의 순환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지만, e커머스 사업자와 백화점으로 소비가 양극화돼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만 바라보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B2B(기업 간 거래) 시장 진출 등 신사업 확장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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