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속 미생물로 지반 안정…지진 때 ‘액상화’ 피해 막는다
질소가스 내뿜어 흙 속 간극 메워
토양 속 미생물로 지반을 견고하게 만들어 지진에 대비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땅속에 콘크리트를 주입하는 것 같은 기존 수단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학술대회에서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와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흙 속에 미생물이 잘 먹는 특정 물질을 주입해 건물이 서 있는 지반을 안정화하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지진의 피해를 키우는 ‘액상화’ 현상에 대응하는 것이다. 액상화는 물을 머금고 있는 모래 같은 토양 속 입자가 지진으로 인한 충격 때문에 갑자기 쏠리면서 순간적으로 고체가 아니라 액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액상화가 생기면 지반이 흐물흐물해지면서 건물이 기울거나 넘어간다.
현재도 액상화에 대응하는 기술은 있다. 토양 내부에 콘크리트를 주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지진이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지역에선 무한정 땅속에 콘크리트를 집어넣기가 어렵다. 게다가 콘크리트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한다.
연구진은 토양 속에 든 미생물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은 질산염을 토양에 주입했는데, 미생물이 이를 먹어치운 뒤 다량의 질소가스를 내뿜도록 한 것이다. 질소가스는 토양 속 입자의 간극을 꽉 메우는 구실을 했다. 이런 토양에선 지진이 나도 충격이 완화돼 건물 안전도를 높일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방법을 사용한 지반은 지진에 대한 안정성이 최대 20년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에 속한 아이샤 파루키 UC데이비스 교수는 AGU 공식자료를 통해 “미생물을 통한 지반 안정화 방법을 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콘크리트를 지반에 주입하는 방법을 쓸 때 배출량의 4% 미만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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