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민영화' 위협에 '색깔론'까지‥윤 대통령의 '자유'와 언론 자유
평일 아침 인기 시사프로그램인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지난 12일, 진행자 김어준 씨는 방송 시작부터 자신의 하차 소식을 알렸습니다.
[김어준 / (지난 1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저는 앞으로 3주 더 '뉴스공장' 진행합니다."
6년 3개월 만에 내려놓는 마이크.
할 말이 많은 듯했지만, 김 씨는 말을 아꼈습니다.
[김어준 / (지난 1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사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추후에 하기로 하고, 아직 3주나 남았으니까. 그동안 20분기 연속 청취율 1위, 1위 앞으로 20년 (더) 하려고 했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마무리하고요."
김어준 씨의 하차, 사실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그의 거취가 TBS 방송의 존폐를 위협하는 지경까지 이른 겁니다.
무슨 말일까요.
수도권을 방송 권역으로 하는 TBS.
원래 서울시 소속이었다가 재작년 미디어재단으로 독립했습니다.
다만 상업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한 해 예산 500억 원 중 70% 이상 서울시가 지원했습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뉴스공장' 등 일부 진행자의 '편파성'을 지적하며 TBS를 압박하기 시작했는데요.
[오세훈 / 서울시장 (작년 7월 1일, 서울시의회)] "세간에서 TBS가 특히 ‘정치적으로 매우 공정하고 균형 잡힌 시각의 시사 프로그램이다’라고는 보고 있지는 않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후 올해와 내년 예산 지원이 뭉텅이로 삭감됐고, 내후년부터 아예 한 푼도 안 주도록 서울시 의회가 조례를 바꿨습니다.
상업 광고를 하지 않는 TBS로선 사형 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유선영 / TBS 이사장] "(내년) 8월부터는 이제 모든 것이 없는, 예산이 없는 상태가 되는 거죠. 실질적으로 운명이 시한부이고, 7개월 남은 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뉴스공장 외에도, 다른 시사프로를 진행하던 신장식 변호사 역시 '공정성' 시비에 휩싸여 하차를 발표했습니다.
[이종훈 / 정치평론가]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가)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또 게스트 섭외조차도 이제 본인의 그런 취향에 따라서 취사선택이 되는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가장 큰 문제였다."
뉴스공장이 6년 동안 받은 법정 제재는 모두 8건.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들 두 프로그램의 공익광고와 협찬 수익은 TBS 내에서 1,2위로, 전체의 3~40%에 달합니다.
[유선영 / TBS 이사장] "팀원들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거기에는 경영진의 간섭도, 정치권력의 간섭도, 광고주의 간섭도 없는 거죠."
시의회 의석의 68%를 가진 국민의힘은 지난 9월 예산 삭감 조례 개정 직후, 일종의 여지를 남겼는데요.
TBS의 전면 개편 방안을 본 뒤, 지원 재개를 생각해보겠다는 겁니다.
[이창현 /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프로그램의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프로그램으로 한정되어야지 (방송사) 구조 개편까지 논의가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80년대 언론 통폐합의 악령이 떠오르는 국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TBS를 향한 서울시와 시의회의 전방위 압박.
특정 지역 내 갈등으로만 보긴 어렵습니다.
전국 규모의 공영방송들을 겨냥한 정부·여당의 공세가 이미 전례 없는 수위로 치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 자유 침해라는 논란을 넘어, 언론 통제 의도마저 엿보인다는 지적입니다.
국내는 물론 나라 밖에서도 비판과 우려가 높지만, 정작 여권은 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입니다.
(11.23 한전KDN 앞 집회)
"지분매각 중단하라! 지분매각 중단하라! 투쟁!"
전남 나주의 한전KDN 본사 앞.
뉴스전문채널 YTN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칩니다.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전KDN의 이사회가 열리는 날.
이 회사가 보유한 YTN 지분을 함부로 팔아치우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고한석 / 언론노조 YTN지부 위원장 (지난달 23일)] "한전KDN 이사회가 YTN 지분을 매각하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정권이 팔을 비틀었기 때문입니다. 지분 매각을 의결한다면 언론 장악을 의결하는 셈입니다.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겁니다."
1995년 케이블TV 출범과 함께 개국한 YTN.
매년 국고 지원을 받는 통신사인 연합뉴스의 자회사로 출발했지만, 97년 외환 위기 직후 자금난을 겪었습니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고심 끝에 보도 채널의 공영성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겁니다.
공기업인 한전KDN이 최대주주이고, 한국마사회도 지분을 갖고 있지만, 보도에는 간섭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기획재정부는 공기업들이 가진 YTN 지분을 민간에 넘기기로 결정합니다.
'공공기관 자산을 효율화한다'는 게 명분이었습니다.
[추경호 / 경제부총리(지난달 18일, 국회 기재위)] "‘공공기관이 자산·지분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이런 차원에서 매각 의사를 각 기관이 제출한 것이고. 대주주가 누구이든지 간에 공정 보도를 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 사명이기 때문에…"
YTN 지분 매각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요?
모회사인 한전의 부채는 180조 원.
한전KDN이 지분을 다 팔아봐야 520억 원 수준입니다.
부채의 0.028%를 갚으려고, 5년 연속 흑자인 YTN을 내다 팔겠다는 겁니다.
[김철 /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금보다 훨씬 더 나중에 매각을 하거나 아니면 이걸 보유하면 훨씬 더 많은 편익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매각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약간 협소한 그런 이해관계에 매달려서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언론계에서는 '정치적 의도'라고 비판합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그간 YTN을 향해 여러 차례 불만을 드러내왔기 때문입니다.
작년 대선 기간에는 윤석열 당시 후보와 부인 관련 보도를 따지려고,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박성중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1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민주당 편에 섰다고 저희들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YTN도 반성해야 한다."
한전 KDN 이사회는 지난달 4대3 의견으로 YTN 지분 매각을 의결했습니다.
2대 주주인 마사회도 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YTN 주식 매각 방침을 정할 예정입니다.
그럼 시장에 나오는 주식은 누가 인수할까요?
특히 주목받는 곳은 이미 5% 지분을 사들인 한국경제신문입니다.
한국경제 소유구조를 보면 현대차와 SK텔레콤 등 52개 기업이 전체 지분의 90% 이상 갖고 있는데요.
[김세호 / YTN 기자] "갑자기 사주가 들어와서 갑자기 'YTN은 어떤 회사의 언론을 대변하고 있다', 약간 그런 식으로 인식이 생긴다면 시청자들한테도 ‘YTN이 예전의 YTN이 아닌가?’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걱정이 돼죠.)"
YTN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캠프 언론특보 출신 사장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이다 해직 사태 등을 겪었죠.
이처럼 시끄러운 '낙하산 인사' 대신 현 정부는 이른바 '우회로'를 찾았다는 게 노조의 시각입니다.
[고한석 /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장] "YTN을 예전처럼 쉽게 장악할 수 없으니까 일종의 ‘자본에 도급을 준다’고 저희는 판단을 하는 거죠. 그래서 [언론장악의 외주화]라고 그렇게 얘기를 한 거고요."
지금은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윤 대통령도 처음엔 언론과 잘 지내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3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 앞 천막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습니다.
전임 대통령들을 언급하며 '기자실을 자주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석열 / 당시 대통령 당선인 (지난 3월 23일)] "기자실에 자주 가신 분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두 분인데 5년 임기 동안 100회 이상 가셨더라고요. 한 달에 평균 2번 정도는 가셨다는 건데, 나도 가급적 우리 기자분들 자주 보려고…"
파격적인 소통 계획도 밝혔습니다.
[윤석열 / 당시 대통령 당선인 (지난 3월 23일)] "(집무실) 청사 마련해서 가면 제가 하루 구내식당에서 저녁에 한 번 (김치찌개) 양 많이 끓여서 감독을 해서, 그렇게 해서 같이 한번 먹읍시다."
여러 논란의 와중에도 이른바 '도어스테핑'으로 불렸던 출근길 약식 회견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가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만, 그거는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이고 비판을 받는 그런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하지만 대통령이 굳게 약속했던 도어스테핑은 그 뒤 석 달 만에 사라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 (지난달 21일)] "고성을 지르는 등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도어스테핑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불미스럽다'는 일, 바로 이 장면이었습니다.
도어스테핑 중단 사흘 전, 윤 대통령의 출근길.
[윤석열 대통령 / (지난달 18일)] "사실과 다른 그런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그런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지난 9월 방미 당시 이른바 '비속어 발언' 보도를 가짜뉴스로 못박은 겁니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MBC 기자가 질문했지만, 윤 대통령은 답하지 않았죠.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기자를 질책했고, MBC 기자는 "질문을 왜 못하게 하냐"고 항의했습니다.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며 만든 도어스테핑이, 도리어 언론과 등을 돌린 화근이 되고 만 겁니다.
여권은 윤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MBC를 끊임없이 공격했습니다.
7월 초, 대통령 인사비서관 부인이 민간인 신분으로 전용기를 타고 해외 순방에 동행해 큰 파문이 일었죠.
[7월 5일 MBC 뉴스데스크] "대통령실 직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의 여성 한 명이 동행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MBC의 단독보도였습니다.
두 달 뒤에 터진 게 윤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입니다.
[9월 22일 MBC 뉴스데스크] "참모들에게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발언은 140여 개 언론사가 보도했는데, 대통령실은 MBC만 문제를 삼고 있습니다.
'악의적으로 사실과 다른 자막을 넣어 왜곡보도를 했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 (지난달 18일)] "사실과 다른 보도로써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다."
심지어 대통령실이 공영방송사에 공문을 보내 보도 경위를 추궁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여당에선 '찌라시 보급 부대'다, '간판을 내리라'는 등 험한 말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다 MBC 취재진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을 거부당하는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진 건데요.
[윤석열 대통령 / (지난달 18일)] "(전용기 탑승 불허는)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특정 언론사 기자를 전용기에 안 태우는 것이 헌법 수호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요.
더욱이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의 설전 이후엔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빈도도 더 잦아졌습니다.
[박성중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대한민국) 국격이 세계 10위권입니다. 그런데 기자 수준이 과연 10위권이냐, MBC는 과연 그 정도의 역할을 하느냐. 이런 차원에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예의'를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김행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지난달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청와대 출입기자는 그 언론사의 '1호 기자'입니다. 가장 실력 있고 예의범절을 갖춘 기자가 나갑니다. 범죄자를 보도하는 기자들과 상당히 다릅니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 하시는 경우에는 예의범절을 갖추는 것을 가르쳐 내보냅니다."
심지어 광고 불매운동을 선동하는 위헌성 발언까지 쏟아냈습니다.
[김상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지난달 17일)] "삼성과 여러 기업들이 MBC에 광고로 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역설합니다."
나라 밖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한국의 트럼프'에 빗대 언론을 공격한다고 비판하거나, '독재 정권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앤드루 새먼 / 아시아타임스 동아시아 에디터(한국 취재 경력 20년)] "만약 언론에게 무언가를 보도하지 말라는 정부를 갖고 있다면 매우 황당한 일인데요, 그럼 그 정부는 민주주의가 아닌 겁니다. 다른 형태의 정부죠."
국제기자연맹도 '명백한 언론 자유 침해를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는데요.
[이창현 /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진짜 '가짜뉴스'는 놔두고 대통령을 비판하는 뉴스를 옥죄는 언론 탄압의 하나의 의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에는 언론의 비판 기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 당시 대통령 당선인 (지난 4월 6일, '신문의날' 기념식)]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민심을 가장 정확히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습니다.]"
하지만 민심을 전하고 쓴소리도 했던 공영방송의 현실은 어떤가요.
감사원은 KBS에 대한 감사에 이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해서도 감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미 위기가 현실화 된 YTN에 이어, 'MBC도 민영화하자'는 말까지 나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의원(지난 9월 28일, MBC 항의 방문)] "국익을 해치는 선동과 조작의 MBC가 어떻게 공영방송이 될 수가 있습니까. 이제 MBC [민영화]를 통해서‥"
[박성중 / 국민의힘 의원 (지난 7월 19일)] "KBS, MBC, YTN, 연합뉴스, TBS 모두 민노총 언론노조 출신들이 완전 장악하고, 대한민국 공영방송을 주무르고 있습니다."
노조에 가입하든 안 하든, 어떤 노조에 가입하든, 모두 개별 노동자들의 헌법적 권리입니다.
더욱이 여권은 MBC를 놓고 '언론노조가 장악한 노영방송'이라는 색깔론도 습관적으로 꺼내 드는데요.
[권성동 / 국민의힘 의원 (지난 7월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KBS를 비롯해서 MBC 다 민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에 의해서, 언론노조가 다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닙니까."
그래서 파악해봤습니다.
MBC 직원의 언론노조 가입률은 약 65%.
대표적인 지상파 민영방송인 SBS의 경우 75% 수준이라고 합니다.
MBC보다 10%포인트 더 높은 가입률인데, 국민의힘이 SBS를 향해 '언론노조에 장악됐다'는 말을 했다는 얘긴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김서중 /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언론사의 노조가 기자나 피디들의 활동에 이렇게 보도하라고 지시하거나 그것을 따랐다는 것을 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민주노총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에 기반을 두고 굉장히 정파적이라고 공격을 해오고 있는 것이죠."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최근에도 연일 MBC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박성중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2일)] "현재 KBS는 7대4. 여당 7, 야당 4. 근데 (구) 여당 7, 우리 하나도 [못 먹고] 있잖아요]. MBC 6대3 [하나도 못 먹고 있죠.]"
여야가 각자 추천하는 공영방송 이사 수를 이야기하는 대목인데요.
정권이 바뀌었는데, 여전히 구여권 추천 이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불만이죠.
'못 먹고 있다'.. 공영방송과 그 이사회를 장악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처럼 들립니다.
=====
지난해 여당이던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을 추진했습니다.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하자'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당시 정치에 입문한 지 두 달이 채 안 됐던 윤 대통령은 강력 반발했습니다.
[윤석열 / 당시 대선 경선 후보(작년 8월 22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재갈법]입니다. 이 법이 시행된다면 기자들은 모든 의혹을 스스로 입증할 때까지 보도하지 못함으로써 권력 비리는 은폐되고 독버섯처럼 자라날 것입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최근 김종대 전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서 '천공'으로 불리는 인물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설을 언급했는데요.
바로 다음날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은 물론, 진행자 김어준 씨까지 모두 고발했습니다.
질문한 것도 죄가 된다는 뜻일까요.
[김종대 / 전 국회의원] "어디까지가 진실인가를 이렇게 탐문하는 뉴스 시사 방송이거든요. 그렇다면 묻지도 말라는 얘기가 되는 건데, 이 고발의 어떤 의미가 그것까지도 봉쇄하겠다는 거라면, 이건 언론에 대한 중대한 왜곡이자 어떤 탄압이다."
[집회 참가자 (유튜브 '풍차TV')] "야! 야! 1년 365일 여기서 떠들어 줄게! 야, 이 개XX들아…"
정부·여당의 'MBC 때리기'가 정점으로 치닫는 요즘,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거의 매일 벌어지는 풍경입니다.
비난 수준을 넘어 욕설과 소음으로 주변 시민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MBC 사옥 근처 상인] "너무 듣기 싫죠. 나쁜 거예요. 기분이 나빠. 그렇게 욕을 할 줄은 몰랐어요. 욕을 하는 건 아니지."
윤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한 뒤로 줄곧 '자유'의 가치를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자유'의 참뜻이 궁금해집니다.
언론의 자유는 정권의 입맛이나 진영의 논리로 침해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손병산 기자(s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437284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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