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장 24시간 가동에도 코로나 사망 ‘0명’
방역 완화 후 사망자 급증
병원 영안실, 시신 넘쳐나
장례식장도 예약 안 받아
‘100만명 사망’ 전망도 나와
중국이 이달 들어 코로나19 방역정책을 대폭 완화한 이후 화장장과 장례식장에서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금도 매일 코로나19 사망자를 0명으로 발표하고 있어 그 규모조차 제대로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18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보면 전날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보는 이날 중국 수도 베이징의 시내 병원 영안실에서는 밀려드는 시신을 안치할 장소가 없어 영안실 바닥에 시신을 쌓아두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중일우호병원 관계자는 명보에 “현재 시신 안치소 냉장고는 모두 가득 차 있고 바닥에 시신 30여구가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례식장이나 화장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명보는 베이징에 있는 12개 관영 장례식장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화장되지 않은 시신이 상당수 쌓여 있고 더 이상 예약을 받을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하루 300구를 화장할 수 있는 한 대형 화장시설은 현재 화장장을 24시간 가동 중이지만 대기 중인 시신이 2000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추이로 볼 때 중국에서 내년까지 코로나19로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자체 예측 모델을 통해 중국에서 내년 3월까지 전체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사망자가 32만2000명에 이를 수 있으며 연말까지는 사망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대 연구진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4차 백신 접종이나 항바이러스제 보급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전면적 일상 회복을 추진하면 전역에서 동시에 감염 확산이 이뤄져 100만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정부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서둘러 내수 확대를 통한 경제 회복에 주력한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으로 당분간 내수 시장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16일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제로 코로나’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고, 대형 정보기술기업(빅테크) 등을 겨냥한 반독점 규제 언급도 사라졌다. 경제 상황이 악화된 만큼 규제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중국 전문가들은 당국의 경기 부양 정책이 시행되면 내년에 적어도 6%대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상무부 부부장 출신인 웨이젠궈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시장과 강력한 소비 여력을 갖고 있다”면서 “내년 중국 경제는 8%의 성장률로 세계에 희망과 자신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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