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신변이상설에 회의영상 내놨는데…英언론 “미리 찍어둔 것”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2. 12. 1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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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상설’이 나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여 명의 군사령관을 소집해 회의를 주재한 모습이 17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회의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행방이 묘연해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군사령부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날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을 언급하며 푸틴 대통령이 전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등 10여 명의 사령관들을 소집해 군사령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회의에서 “작전 방향과 관련해 지휘관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며 “즉각적으로 필요한 작전과 중장기적인 작전에 관한 제안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해당 보도는 푸틴 대통령이 최근 연례 공식 행사의 참석을 줄줄이 취소하는 등 두문불출해 신변이상설까지 나돌던 상황에서 나왔다. 크램린 궁은 최근 연말 연례행사로 열리던 기자회견과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또한 헌법에 규정된 의회 시정연설 뿐 아니라 매년 참석하던 연말 아이스하키 행사도 취소한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푸틴 대통령이 전쟁 ‘직접 챙기기’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즈(NYT)와의 인터뷰에서 유리 표도로프 러시아 군사 전문가는 “졸전을 거듭 중인 러시아군과 자신을 결부시키기 꺼려온 푸틴이 군사령회의를 주재하고 이를 공개 방송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전황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으며 전쟁의 향방에 깊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건강이상설 등 푸틴의 신변에 대한 여러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이날 공개된 영상이 푸틴 대통령의 부재시를 위해 미리 찍어둔 동영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더 타임스는 “만에 하나 1년의 마지막 날에 진행하던 TV연설까지 취소하는 경우 푸틴 대통령의 신변이상설이 급격히 확산할 수 있다”고도 보도했다.

또 러시아의 반정부매체 ‘더프로젝트’는 푸틴 대통령이 최근 4년간 암 전문의의 진료를 35차레나 받았다고 보도하는 등 여러 매체로부터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신빙성 있는 근거를 인용한 보도는 드문 상황이다.

행방이 묘연해지자 전쟁 패배에 대비한 신변보장에 대한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아바스 갈리야모프 정치평론가는 크렘린궁 측 소식통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대패하는 경우 평소 친분이 두터운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로 탈출하는 계획(작전명 노아의 방주)을 마련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녹화된 영상이 아닌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9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C) 행사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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