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주 폭설에 막힌 하늘·바닷길…사고도 속출(종합2보)

최은지 2022. 12. 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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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한파 피해 잇따라…강추위에 영화관 로비 바닥도 파손
주요 국립공원 탐방로 통제…강원·경기 최저 영하 23도
제주 강풍, 폭설에 무더기 결항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8일 제주에 강추위 속 많은 눈이 내리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했다. 이날 김포공항 입국장 전광판에 제주발 항공기 결항 안내가 표시돼 있다. 2022.12.18 hama@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휴일인 18일 호남과 제주에 폭설이 내려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는가 하면 교통사고와 한파 피해도 잇따랐다.

쏟아지는 눈발에 한라산과 내장산 등 주요 국립공원 탐방로와 일부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전국 항공편 결항 속출…바닷길도 끊겨

이날 오후 6시 기준 제주·김포·광주·김해·대구 등 전국 공항을 오가는 여객기 109편이 결항됐다.

특히 제주공항에서는 출발·도착 항공편 100편이 결항했고, 141편이 지연 운항했다.

결항이 속출하면서 제주공항 대합실은 비행기표를 구하려는 관광객과 지연된 비행기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북적였다.

광주공항은 오전 10시 30분까지 출발하는 6편의 항공편과 오후 11시 40분까지 도착하는 6편의 항공편 등 모두 12편의 항공편이 운항을 취소했다.

무안국제공항 역시 태국 방콕을 향하는 국제선 비행기가 지연되고 있고 국내선 출발·도착 4편이 결항했다.

군산공항에서 이착륙하는 오전 항공편도 결항했다.

강풍·풍랑특보가 발효되면서 포항∼울릉도와 목포∼제주도 등 전국의 57개 항로 운항도 통제됐다.

전남에서는 여객선 전 항로 운항이 중단됐고, 전북에서도 군산∼어청도와 군산∼석도 등을 오가는 4개 항로가 이틀째 통제됐다. 제주와 진도, 상추자도를 잇는 여객선 4편도 결항했다.

눈보라 휘몰아치는 제주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도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18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주차장에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다. 2022.12.18 jihopark@yna.co.kr

잇따른 한파 피해…눈길 사고에 추위로 영화관 바닥 파손까지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날씨에 폭설까지 내리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한파 피해가 잇따랐다.

폭설이 내린 제주도에서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모두 34건의 눈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만 눈길 미끄러짐 사고로 모두 14명이 병원에 이송됐고, 서귀포시에서 눈길 교통사고로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경기도 광주시 중앙로의 한 영화관에서는 "1층 로비의 바닥이 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이 영화관 1층이 한때 통제됐고 경찰이 전문가와 현장을 살펴본 결과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로비 바닥의 타일들이 팽창하며 30여 장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타일 아래 건물 바닥은 이상이 없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지만, 광주시는 19일 현장점검에 나서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강추위에 파손된 경기도 광주 한 영화관의 로비 타일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역시 많은 눈이 내린 전남 보성군 한 도로에서는 이날 오전 3시 4분께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넘어져 운전자가 경상을 입었다.

해남과 벌교 등지에서는 차량이 눈이 쌓인 오르막을 오르지 못해 소방당국의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강풍에 간판·펜스 등 시설물이 떨어지거나 쓰러졌다는 신고도 잇따라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위험물을 제거하기도 했다.

특히 전날부터 눈이 쏟아진 광주·전남과 전주 일부 도로에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운전자 김모 씨는 "어제부터 폭설이 예고됐는데도 광주시와 자치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아침 운전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전주 팔달로와 간선도로도 이틀째 내린 눈으로 빙판길이 됐지만 제설작업이 미흡해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한라산 1100도로 전면 통제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도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18일 오전 제주시 어승생 1100도로 입구에서 경찰이 전 차량의 출입을 막고 있다. 2022.12.18 jihopark@yna.co.kr

국립공원 탐방로·지방도로 통제…지자체들 대책 마련

한라산·내장산·다도해 등 주요 국립공원 7곳의 77개 탐방로도 모두 출입이 통제됐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1100도로, 강원 미시령 옛길, 충남 질고개 등 지방도로 11곳도 차량 운행이 막혔다.

제주 서성로 전 구간은 모든 차량의 통행이 통제됐고, 516도로 제주대사거리∼서성로 입구 삼거리 구간은 체인을 부착한 대형 차량만 운행이 가능하다,

평화로와 비자림로 명도암 입구∼516도로 교차로 구간, 제1산록도로 전 구간, 제2산록도로 전 구간은 소형 차량의 경우 월동 장비를 설치해야만 운행할 수 있다.

제주도는 월요일인 19일 출근길에 대비해 오전 7∼8시 이용객이 많은 6개 노선 버스 운행을 1∼2회 늘리기로 했다.

광주시는 다음날 출근시간대 지하철을 4편 늘리고 공무원 출근시간을 10시로 1시간 늦췄다.

공무원은 오전 7시까지 거주지 행정복지센터에 집결해 눈을 치우고 근무지로 출근하게 된다.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를 보였다.

이날 오전 설악산이 영하 23.1도까지 떨어졌고 철원 임남 영하 22.4도, 향로봉·홍천 내면 영하 22.1도, 평창 면온 영하 22도, 홍천 서석 영하 21.7도, 횡성 청일 영하 20.9도, 경기지역 영하 20도 등이다.

기상청은 "19일 오전까지 광주, 전남, 전북 지역에 많게는 10∼15㎝ 눈이 더 내릴 것"이라며 "보행 안전과 교통사고,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승현 변지철 전지혜 손상원 김동철 최종호 최은지 기자)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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