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신임 위원장 김광동 “사회 문제 전교조와 맞서야” 과거 발언…또 자질 시비
과거사 청산도 부정…기구 설립·운영 취지와 ‘정반대 사고’
과거 행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신임 위원장(사진)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적대시하고 과거사 청산 작업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진실화해위가 최근 전교조에 대한 탄압을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중대한 인권침해”로 규정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로, 기구의 설립·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인사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18일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11년 1월1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국민연합 창립기념 국민대토론회: 우리 아이들 누가 망치고 있나’의 사회자로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 가장 본질적 문제인 전교조의 본질, 실체, 우리가 어떻게 맞서나가고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런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해주신 데 대해 주최 측에 감사하다”며 ‘전교조가 국가체제, 국가관이 없는 교육을 주도했다’라는 식의 주장을 폈다.
김 위원장은 “(전교조로부터) 제 자식 하나는 제대로 지키겠다고 여러 활동을 하는데, 아이들에게 ‘이화장에 한 번 가자’ 하니까 이화장을 모르더라”며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유적과 동상이 있다고 하니까 아들놈이 ‘나쁜 사람이잖아’ 이렇게 나오더라. 김정일에 대한 분노와 김정일 목을 베겠다는 사고는 없고, 자기 국가 지도자에 대해서 저렇게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올 힘이라는 게 도대체 어디서 생기는 거냐. 그런 걸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사 청산 작업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딸 중학교 졸업식에 갔다가 못 볼 꼴을 봤다. 교무실 앞에 있는 미술 대상을 받은 작품을 봤는데, 걸레로 한반도 지도를 닦는 모습이었다. ‘50년 대한민국 묵은 때를 닦아내자’ 이렇게 쓰여 있었다”면서 “도대체 대한민국 50년 묵은 때가 뭐길래 이런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렸으며, 그걸 가지고 대상을 뽑은 사람은 누구이며, 그 학부모들이 다 몰려오는 졸업식이 있는데도 그걸 대상이라고 걸어놓은 학교를 보고 좌절을 느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발제자로 나서 전교조에 대한 색깔론을 폈다. 고 전 이사장은 “본인은 28년간의 검찰 생활 중 대부분을 공안 업무에 종사했다. 그 결과 국내 좌익세력들의 전략·전술에 따른 전교조의 결성 경위, 이들이 내세우는 참교육의 실체, 그리고 이들의 위험성 등도 자연히 알게 됐다”며 “우리 아이들을 망치는 가장 위험한 요소는 전교조라 생각한다. 우선 대상자 수가 엄청나게 많고 예방과 치유가 어렵다. 한 번 전교조에 오염되면 본인 자신을 망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해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집필에 참여한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다. 그는 국민의힘 추천으로 지난해 2월부터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 9일 2년 임기의 신임 위원장에 임명됐다. 김 위원장이 과거 여러 글을 통해 과거사 청산에 반대하거나 제주 4·3 사건과 5·18민주화운동을 비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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