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노조 활동, 국민들 알아야”…윤 정부, 뚜렷해진 반노동

문광호·심진용 기자 2022. 12. 1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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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당정협의회…노조 재정 투명성·화물차 면허제 등 언급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에 “국기문란” 철저 조사 촉구도
한덕수 국무총리(앞줄 왼쪽)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등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18일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는 18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노동조합을 개혁 대상으로 지목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노조의 재정 운영 투명성 등을 정부가 과단성 있게 적극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노조 회계를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노조에 대한 강경 압박 차원으로 읽힌다. 당정은 화물자동차 면허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여권과 재계 일각에서 요구하는 등록제로 회귀할 경우 화물노동자(화물차주)의 협상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윤석열표’ 노동정책에서 반노조 기치가 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정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6차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국민의힘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주호영 원내대표·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정부에서 한 총리·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통령실에서 김대기 비서실장·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 총리가 그간 노조 활동에 대해 햇빛을 제대로 비춰서 국민들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여권에선 정부가 필요시 노조 회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방안, 노조가 행정관청에 의무적으로 회계를 보고토록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무모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등 친노조 정책으로 강성 귀족노조 덩치만 키웠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30인 미만 업체들이 유연근로제 일몰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부 장관이 야당을 설득해달라”고 했다.

이 장관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의 민주노총 탈퇴 시도에 대해 “노사관계 모멘텀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고 박 대변인이 밝혔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화요일(20일) 당정을 열어 화물자동차 면허제를 근본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당정은 또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를 바탕으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임금과 근로시간제도 개선 과제는 빠른 시일 내 입법안을 마련하고,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 파견제도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과제도 사회적 논의를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당정은 유아교육과 영·유아 보육을 통합(유보통합)하고, 초등교육 단계에서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초등 늘봄학교)도 논의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조작 의혹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최근 통계청과 국토교통부의 통계조작 의혹에 대해 당은 심각한 국기문란이라고 판단하고,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SNS에 “문재인 정부가 정권유지를 위해 부동산 통계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면 그것은 바로 ‘국정농단’”이라며 “국토부는 감사원 감사에 적극 협조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청장, 국토부와 청와대 관련자들에 이어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조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1일 기재부를 시작으로 신년 업무보고를 받는다. 집권 2년차를 맞아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국정과제 이행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2023년도는 3대 개혁 원년으로 삼아 각 부처가 정부의 추진력을 확보할 내용을 (업무보고에) 담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재부 등 18개부와 보훈처 등 4개처, 공정거래위원회 등 4개 위원회가 업무보고 대상이다. 다만 전임 정부 임명 인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는 서면보고로 대체한다.

문광호·심진용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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