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가지고 놀리나, 생각뿐"…'다자녀 특공' 미달 이유

안상우 기자 2022. 12. 1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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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 등에게 특별 물량이 배정됩니다.

최근 청약 접수를 마친 성북구와 중랑구의 아파트 단지들도 다자녀 특별공급 신청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30평 아파트의 서울 지역 평균 분양가가 이미 10억 원을 넘어간 상황에서 9억 원 밑으로는 다자녀 가구에 맞는 집을 찾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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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축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 등에게 특별 물량이 배정됩니다. 사회적 배려 차원으로 낮은 경쟁률에서 청약에 당첨될 수 있도록 따로 공급하는 건데요. 그런데 오히려, 접수가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안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특별 공급 물량 중 가장 큰 주택 모델입니다.

거실과 방 2개, 화장실로 구성됐는데 베란다까지 확장하면 72㎡입니다.

신혼부부 등의 청약 신청은 몰렸지만, 다자녀 가구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미성년 자녀 셋 이상을 둔 다자녀 가구가 살기에는 매우 좁다 보니 62가구를 모집하는데 45명만 신청해 미달이 났습니다.

최근 청약 접수를 마친 성북구와 중랑구의 아파트 단지들도 다자녀 특별공급 신청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자녀 가구 가장 : 15평에다가 다자녀 가구를 묶어놓는다는 건 사람이 살 수가 없는 아파트인 거죠. 살 수가 없는 아파트…. '사람 가지고 놀리나?' 이런 생각밖에 솔직히 안 듭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분양가 9억 원 초과 아파트는 특별 공급이 금지돼 있습니다.

재력 있는 부모를 둔 이른바 금수저 자녀가 당첨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30평 아파트의 서울 지역 평균 분양가가 이미 10억 원을 넘어간 상황에서 9억 원 밑으로는 다자녀 가구에 맞는 집을 찾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12일) : 청약하고 싶은데도 못 들어가고 있는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를 지원하겠다며 중도금 대출 기준을 분양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였습니다.

다자녀 가구의 실수요를 고려해 9억 원 이하로 책정된 공급 제한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최혜란)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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