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주말 내 우크라 대규모 공습…“서방 무기 공급 막는다” 명분

노지원 2022. 12. 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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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러시아가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70여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영국 <가디언> 과 우크라이나 독립 언론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은 16일(현지시각) 오전 러시아가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미사일을 퍼부어 각 도시에 공습 경보가 울렸다고 전했다.

16∼17일 이뤄진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상대로 한 러시아의 7번째 공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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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16일(현지시각)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크리비리흐 주거 단지의 모습. 이날 러시아군은 키이우와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최소 60발 이상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크리비리흐/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러시아가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70여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이로 인해 민간인 최소 4명이 목숨을 잃고 10여명이 다쳤다.

영국 <가디언>과 우크라이나 독립 언론 <키이우 인디펜던트>등은 16일(현지시각) 오전 러시아가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미사일을 퍼부어 각 도시에 공습 경보가 울렸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이날 공격은 우크라이나인들의 겨울철 항전 의지를 꺾기 위해 에너지 기반시설을 상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중부 도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크리비리흐 등 일부 지역에선 미사일이 민간인 주거지에 떨어져 3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미사일에 맞아 무너진 3층짜리 건물 잔해 속에서 한살배기 어린아이의 주검도 발견됐다. 다친 이들 가운데는 4명은 어린이였다.

공격은 이튿날인 17일에도 이어져 남부 주요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폭발음이 들려왔다. 지난 11월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남부 헤르손시에서는 차 안에 있던 36살 남성이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로 사망했고, 70살 여성이 다쳤다. 이날 밤 사이 러시아군은 남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도시 니코폴, 마르하네츠 등도 포격했다. 이 공격으로 니코폴에 사는 59살 남성이 다쳤다.

16∼17일 이뤄진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상대로 한 러시아의 7번째 공격이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퍼부은 공습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공격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미사일 76발을 발사했고, 자신들이 이 가운데 60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일일 브리핑에서 주말 감행한 대규모 공습에 대해 ‘서방의 무기 공급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엔엔>(CNN) 방송은 13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전한 바 있다.

추운 겨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해 시민들의 항전 의지를 꺾으려는 가운데, 연말을 기념하는 휴전이나 협상 재개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17일 트위터에서 종전 협상 가능성에 대해 “비현실적인 계획에 신경 쓰지 말라”며 “러시아와 합의할 수 없다. 전쟁은 러시아의 패배로 끝나야만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말 침공 지시를 내린 것을 기념하기 위해 북쪽 벨라루스 쪽 국경을 통해 재차 공격을 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 군 당국은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러시아가 내년 2∼3월께 새로 대규모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15일 보도된 <가디언>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지난 9월 동원령을 통해 소집한 30만명 가운데 15만명 정도가 내년 2월께 훈련을 마친다면서 “그들이 그 무렵 다시 공세에 나설 수 있다. 그게 그들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도시에선 신속한 복구가 진행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7일 저녁 현재 여전히 난방·수도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600만명이 쓸 전력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북부에 자리한 제2도시 하르키우의 전기가 복구됐으며, 키이우시에는 17일 저녁께 수도가 복구됐다. 키이우시에선 계속 난방 공급 안정화 작업을 하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 지역에서 시민들이 몸을 데우고,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무적 센터’(invincibility center) 1만곳이 새로 문을 연다고 발표했다.

베를린/ 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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