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과잉저축’ 234조로 올해 경제 선방…내년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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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아래서도 한국 경제가 2% 중반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민간 소비지출의 뒷받침 때문이다.
코로나 2년 동안 '과잉 저축'된 234조원을 활용해 가계가 쓴 소비지출이 생산·투자활동 위축 및 수출 둔화를 상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가계와 기업의 초과저축액을 합산한 코로나 2년 민간 과잉 총저축액 234조원 중 상당 부분이 올해 상품 구입 등 소비지출에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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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소비지출 역할’ 기대 난망
올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아래서도 한국 경제가 2% 중반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민간 소비지출의 뒷받침 때문이다. 코로나 2년 동안 ‘과잉 저축’된 234조원을 활용해 가계가 쓴 소비지출이 생산·투자활동 위축 및 수출 둔화를 상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경기 후퇴와 고물가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 고용 확장세 급감이 한데 겹치면서 소비지출 쪽에 ‘경제 버팀목 역할’을 더 기대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한겨레>가 한국은행 국민계정에서 민간부문(가계+법인기업) 총저축액 자료(2016~2021)를 활용해 분석해보니, 코로나 1년차인 2020년 민간의 총저축액은 635조3399억원으로 2016~2019년의 민간 연평균 총저축액(528조7838억원)보다 106조5561억원 ‘초과 저축’됐다. 코로나 2년차인 2021년 경우 민간의 총저축액은 656조3505억원으로 예년 평균 대비 초과저축액은 127조5667억원으로 나타났다. 2년간 초과저축액 합계는 234조1228억원에 이른다.
가계부문(가계 및 비영리단체)만 따로 보면 2016~2019년 연평균 가계 총저축액은 131조7676억원이다. 2020년 가계 총저축액인 216조6149억원의 경우 예년 대비 초과저축액은 84조8473억원, 2021년은 가계 총저축액(220조2695억원) 중 초과저축액이 88조5019억원에 달했다. 코로나 2년 동안 가계부문 초과 저축액이 173조3492억원에 이른 셈이다. 가계의 총저축률은 2020~2021년 10.5%~11.1%로, 2016~2019년(6.8%~7.5%)보다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든 계층에서 소비 활동이 급감했을뿐 아니라 정보기술(IT)업종 중심으로 고임금·고소득 업종은 임금 및 자산소득이 오히려 증가했고, 자영업 및 저소득층도 정부지원금 수입이 들어오면서 저축액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의 저축액은 소비와 투자의 원천으로, 성장을 이끄는 주요 원동력이다. 가계와 기업의 초과저축액을 합산한 코로나 2년 민간 과잉 총저축액 234조원 중 상당 부분이 올해 상품 구입 등 소비지출에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계정에서 민간부문의 최종소비지출 실질증감률(전년 동기 대비)은 연간으로 2020년 -4.8%, 2021년 +3.8%였는데 올해는 1분기(+4.3%)·2분기(+3.9%)·3분기(+5.7%)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했다. 코로나 2년차인 2021년에 분기마다 민간부문의 최종소비지출이 1.4%~6.2% 증가한 것은 2020년의 대폭 감소(분기별 -3.9%~-6.4%)에 따른 일종의 기저효과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효과 등으로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던 민간소비지출이 올해 2% 중반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억압돼 있던 소비가 분출하면서 성장을 지탱해주는 효과가 크게 감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234조원의 과잉 저축액 중 일부가 남아 있더라도, 전반적인 경기 후퇴로 고용과 소득이 급감하고 부동산가격까지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되면 가계마다 다시 소비지출을 줄이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우리나라 상위 50% 이상의 가구는 여전히 초과 저축 상태에 있어 여력은 아직 있어 보이지만, 소비가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은 올해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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