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062' 박해진, '타격 천재' 박승모 상대로 페더급 챔피언 올라...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
[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관절기는 강력하다. 아무리 강력한 타격가라도 정확한 관절기가 들어가면 몹시 힘겹다.
박해진(30·킹덤MMA)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2’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우슈 세계 챔피언’ 박승모(29·팀 지니어스)를 꺾고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다.
당초 페더급 챔피언이었던 김수철(31·로드FC 짐 원주)은 자신의 원래 체급인 밴텀급에 집중하기 위해 타이틀을 내려놓았다. 따라서 공석인 페더급 챔피언 자리를 두고 박해진과 박승모는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박해진은 주짓수 블랙벨트 출신으로 주짓수 국가대표 상비군을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그는 박승모에 대해 “그라운드가 바다라면 나는 상어다. 승모는 물에 빠진 캥거루 같은 느낌”이라고 그라운드 기술을 저평가했다.
박승모는 중학교 때부터 우슈를 시작해 우슈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2개, 산타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우슈에서 정점을 찍은 파이터다. 2020년에는 격투 오디션 프로그램 ‘맞짱의 신’에 출연해 종합격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로드FC 061에서는 박시원과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펼친 바 있다. 그는 박해진에 대해 “타격은 아무 것도 없는 타격 고자”라고 디스했다.
경기 시작 전 박해진은 17일 계체량 행사에서 계체에 실패해 경고를 받고 경기를 시작했다. 1라운드는 박승모가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박승모는 강력한 타격으로 박해진을 상위에서 압박했다. 박해진은 그라운드에서 박승모의 뒤를 잡고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박해진은 끊임없이 박승모의 발목을 노렸다. 박승모는 박해진의 관절기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결국 박승모에게도 경고가 주어졌다. 이유는 지속적인 케이지 그립이었다. 이후 분위기는 바뀌었다. 스탠딩 상황에서 박해진은 박승모에게 왼손을 여러 차례 적중시켰고, 박승모는 위기를 맞았다.
2라운드에 접어들며 대결은 더욱 치열해졌다. 박해진은 박승모를 천천히 케이지 쪽으로 몰며 타격전을 펼쳤다. 박승모도 지지 않고 잽으로 응수했다. 박해진은 그라운드로 향했고, 다시 한 번 박승모의 하체를 노렸다. 박승모는 관절기에 고전했다. 백 포지션을 점한 박해진은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시도했지만 박승모는 간신히 빠져나왔다. 직후 박해진은 암 트라이앵글 초크를 성공시키며 2라운드 4분 40초 서브미션 승을 거뒀다. 박해진은 페더급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해진은 “계체를 실패한 점에 대해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함께 경기한 박승모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선수 생활하면서 많은 도움이 있었다. 아무 조건없이 도와준 덕분에 격투기 선수로서 설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본 로드FC 062는 연말 대회인 만큼 성대하게 치러졌다. 박시원과 여제우의 라이트급 타이틀전, 장익환과 문제훈의 밴텀급 타이틀전, 박해진과 박승모의 페더급 타이틀전, 김태인과 다니엘 고메즈의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까지 무려 4개의 타이틀전이 동시에 열렸다.
로드FC는 2023년부터 체급 통합과 함께 챔피언 제도를 폐지하고 토너먼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밴텀급(-61.5㎏) 과 페더급(-65.5㎏)을 통합해 -63㎏ 밴텀급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그 밖에 -70㎏ 라이트급과 -84㎏ 미들급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따라서 경기 결과 박해진은 2022년 로드FC 페더급 마지막 챔피언이 됐다.
2023년부터 진행될 토너먼트는 8강부터 시작해 4강, 결승까지 치러진다. 국내 선수, 외국 선수도 포함하며 기존 챔피언들은 시드 배정의 어드밴티지를 받는다. 아프리카TV와 로드FC가 함께 하는 ARC 대회 토너먼트,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도 체급별 토너먼트에 참가할 인원이 결정된다.
상금은 체급별 최소 1억 이상 3억 이하로 정해진다. 밴텀급, 라이트급, 미들급 세 체급을 합치면 9억~10억 정도이다. 우승자가 상금을 독식할지, 2등에게도 상금이 주어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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