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회장 구도 안갯속...손태승 회장 거취 내년 초 정해질 듯

孫 연임 도전하려면 ‘금융위 의결’ 불복 소송 해야
‘DLF 소송’ 승소는 강점
금융사 CEO 교체 분위기는 약점
일각선 우리금융 내부 출신 차기 후보로 하마평
김양진, 남기명, 박화재, 정원재, 황록 등 거론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거취와 관련해 올해말까지 논의를 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18일 금융권에선 손 회장의 연임 또는 차기 구도를 놓고 다양한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박상용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정기 이사회 직후 취재진에 “손 회장 거취에 대한 논의는 내년 1월이 돼야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임원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 일정을 고려했을 때 내년 1월말, 2월초에 차기 회장 선정 절차를 시작해도 무리가 없다는 의미다.

손 회장은 지난달 9일 금융위원회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의결한 이후로 본인 거취에 대해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손 회장 주변에선 그가 본인 향후 행보와 관련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손 회장은 연임에 도전하기 위해선 금융위 의결에 대한 불복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처분이 이뤄진 날로부터 90일 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손 회장에겐 고민할 시간이 있따.

특히 손 회장 측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진행한 문책경고 취소 소송에서 사법부가 그의 손을 들어준 점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지난 15일 손 회장 승소 확정 선고를 하면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과 내부통제기준 준수’ 의무 위반은 구별되어야 한다”며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한 이상 그 내부통제기준을 일부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사유로 볼 수 없다는 원심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 회장이 법원 판단과 별개로 금융위를 상대로 소송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시선도 많다. 금융위 내부에선 손 회장이 소송을 진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소송을 하는 것 자체가 ‘금융위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는 생각도 강하다. 또 최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교체되고 있는 점도 손 회장에겐 불리한 요소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도 있다. 다만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윤석열 대선캠프 출신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내정됐고,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을 놓고 ‘현 정권에 누가 누구를 밀고 있다’는 소문들이 파다한 상황이 변수로 떠올랐다.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에 소위 ‘낙하산’, ‘관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인물을 차기 회장으로 낙점할 경우 우리금융 안팎에서 반발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 우리금융 출신 인사들이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행장,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대표이사(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등이 거론된다.

반면 금융지주 내부에선 현재 하마평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이 ‘금융지주사 회장’을 맡을 정도의 능력이 검증됐느냐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이 때문에 차라리 우리금융 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검증된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시선도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