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이진숙 충남대 총장 "지방대학 위기 정면돌파할 것"

정민지 기자 2022. 12. 1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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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신임 회장 선출
취임 3년차 세종캠퍼스·신동캠퍼스 입주 등 성과
대학 통합으로 경쟁력↑…우수인재양성 체계 구축
이진숙 충남대학교 총장이

이진숙 충남대학교 총장은 70년 간 이어온 충남대의 위상과 역할에 집중하는 한편,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 등 피할 수 없는 지역대학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이를 위해 세종캠퍼스 입주 확정 등 구조·시스템에 혁신을 주고, 공모·시설사업 등으로 8700억 원 이상의 재정을 확충해 거점국립대로서의 공고한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밭대학교와의 통합을 심도 있게 논의하며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한다. 최근에는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돼 내년 1월부터 지역을 넘어 41개 전국 주요 대학 협의체 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취임 3년여 동안 이 총장의 성과와 목표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 총장과의 일문일답.

△2020년 2월 충남대 개교 이래 첫 여성 총장으로 취임해 어느 덧 취임 3년을 향해 가고 있다. 그동안 소회와 주요 성과는?

- 지난 3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세종캠퍼스 입주 확정과 함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 신동캠퍼스 입주, 내포신도시 내 내포산업시설용지 입주 확정 등이다. 이 사안들이 중요한 이유는 대덕-보운-세종-신동-내포로 이어지는 광역 캠퍼스 구축을 통해 충남대가 대전·세종·충남지역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교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또 RIS(지역혁신사업) 선정 및 총괄대학 역할 수행, SW(소프트웨어) 중심대학 2단계 선정 등 대규모 정부지원에 잇따라 선정됐다. 지능형통합정보 시스템 구축, 2년 연속 취업률 거점국립대 1위 등도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돼 내년 1월부터 1년간 협의회를 이끌게 됐다. 전국 41개 주요 대학 협의체 회장으로서 앞으로 계획은?

- 협의회는 1992년 설립돼 올해 30주년을 맞았는데, 회원 대학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대학 교육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구 소멸'이라고 표현될 정도의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현상,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은 국공립대학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 공통의 과제다. 또 최근 논의되는 지방고등교육재정교부금과 반도체 분야 수도권 대학의 정원 증원 등도 해결해야 할 시급한 사안이다. 특히 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우는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대학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과 같은 교육·대학 관련 과제들이 현실화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겠다.

△거점국립대도 수도권대학 쏠림 현상,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지역대학 위기를 피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충남대를 포함한 지역대학이 처한 현주소와 위기 탈출 해법은?

- 충청권 대학들은 최근 2-3년 사이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며 위기에 직면한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다행히 충남대의 경우 올해 입시까지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일은 없었지만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의 지원이 줄어들며 입학 정원 급감과 수험생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을 체감 중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요약되는 '국가연구중심대학육성'을 비롯해 거점대학별 연구중심의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원) 설립, 지역 거점대학(원) 육성, 지자체-대학 연계, 융합 인재 양성 등 주요 고등교육 관련 과제들은 앞으로 우리 대학이 추진해야 할 주요 과제들이다. 대학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나갈 것이다.

△한밭대학교와의 통합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 관련 진행 상황은 어떤가.

- 전국 9개 거점국립대 가운데 통합을 하지 않은 대학은 충남대와 충북대뿐일 정도로 다른 거점국립대는 인근 대학들과 통합을 통해 규모와 경쟁력을 높여 왔다. 충남대와 한밭대는 대전지역의 국립대학으로서 통합을 위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충남대는 지난 10월까지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통합 논의 시작'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학무회의와 대학평의원회에서 대학 간 통합 논의를 시작해도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상대 대학인 한밭대는 최근 신임 총장님이 선임됨에 따라 한밭대 자체적으로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밭대의 절차가 마무리되고 통합 논의를 시작해도 좋다는 한밭대 구성원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양 대학은 통합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통합을 위한 양교 공동협의체가 발족해 실무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통합안 마련을 위한 공동의 용역 또한 진행할 것이다. 통합안이 마련되면 양 대학 모두 각자의 구성원에게 통합 안에 대한 찬성 여부를 묻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한밭대와의 통합은 충남대에 어떤 의미인가?

-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는 한밭대와 통합 불발 시 엄청난 위기가 올 것이다. 충남대는 현재 시점에서 향후 자체적으로 인적 인프라를 더 확장할 가능성이 없다. 한밭대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이다. 다만 양 대학의 통합은 과거 많이 이뤄졌던 단순 규모를 늘리는 게 아니다. 물론 규모 확장이란 면에서 유사할지 몰라도 내용면에선 융복합을 통한 발전, 산업구조의 변화 등 시대상이 전혀 다르다. 즉 두 대학의 특성과 강점을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공대가 특성화된 한밭대와 R&D가 우수한 충남대가 합쳐질 경우 지방에 막강한 대학이 탄생하는 것은 물론 지역 산업계에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일각에선 충남대와 한밭대 통합이 불발될 경우 공주대-한밭대 통합 시나리오가 회자된다.

- 공주대는 한밭대와의 통합으로 충남-대전의 광역화에 성공하며, 지역을 아우르는 대학으로 거점대학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당장은 아니겠지만 충남대는 현재의 위상을 갖지 못할뿐더러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충남대 등 거점국립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많다. 이에 대한 견해는?

- 충남대가 올해 70주년을 맞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평가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충남대는 획기적인 조직개편 등을 통해 혁신해 나가고 있다. 제 총장 취임과 동시에 지역협력본부를 신설해 지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시스템을 갖췄으며, 연구산학부총장과 연구처를 신설해 지역산업과 연계한 특성화를 통해 혁신 의지를 실천하고 있다.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한 교수 임용제도 개선, 연구력 향상을 위한 교수 업적 수준과 승진제도 개선 등 강력한 정책도 추진 중이다. 또 충남대가 총괄대학으로 대전·세종·충남지역 광역자치단체와 지역의 26개 대학, 170여 개 기관이 합계하는 RIS 사업을 통해 우리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고, 지역의 인재들이 지역에 착근할 수 있는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 중이다. 이러한 모델은 대전시 주력산업인 나노·반도체, 바이오헬스 분야로 확대돼야 한다.

△ 남은 임기 동안 목표는(구체적으로)?

- 지난 3년 동안 국가재정사업 6224억원, 시설사업 2400억원, 발전기금 100억원 등 8724억원 상당의 재정을 확충했다. 물론 이는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닌 대학 구성원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총 1조 원 이상의 재정을 확충시키고자 한다.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 충남대가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미래 100년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시점에 지역민들에게 더욱 사랑받고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현재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현상은 충남대는 물론 대한민국 모든 지역 대학에게 더없이 가혹한 조건이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지난 3년 충남대 구성원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대학의 발전, 교육의 발전은 물론 우리 지역사회에 더욱 봉사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지역민들의 애정 어린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대담=우세영 취재1팀 부장, 정리=정민지 취재1팀 기자

* 이진숙 충남대학교 총장은

충남대 건축공학교육과를 졸업한 뒤 충남대 건축계획 석사, 일본 도쿄공대에서 건축환경계획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충남대 교수로 임용된 뒤에는 공과대학장과 국제교류본부장 등 보직을 역임했다. 또 한국환경조명학회 회장,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추진위원회 위원 등 활발한 외부 활동을 거쳐 왔다. 2020년 2월 충남대 제19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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