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경험 전수하는 美 스타트업 문화… 혁신의 원천인 셈" [실리콘밸리 사람들]
'페이 잇 포워드' 정신 뿌리내려
벤처투자자·스타트업 함께 성장
실리콘밸리서 영향력 키우는 韓
체계적인 멘토링·재능 기부 시작
세계와 어깨 겨룰 경쟁력 키워야
지난 3년간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한 박용민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장은 "미국 정부나 캘리포니아 주정부 차원의 실리콘밸리만을 위한 특별한 정책보다 실리콘밸리만의 문화와 주변 인프라가 실리콘밸리만의 혁신을 더 발전시키고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5년 코트라에 입사한 후 일본, 캐나다, 중국 등을 거친 박 관장은 2020년 2월에 부임해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지켜봤다. 박 관장은 "실리콘밸리에 모여있는 전 세계 최고의 기술자들은 혁신이 일어난다면 반드시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자신감과 페이 잇 포워드라는 사명감이 있다"며 이런 점이 실리콘밸리의 혁신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실리콘밸리만의 저력은 '페이 잇 포워드' 문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기존에 자신들이 받은 투자를 기억하고 그것을 새로운 스타트업에게 대물림하고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문화가 실리콘밸리만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박 관장은 "다른 지역에 있는 VC(벤처투자자)와 실리콘밸리 VC 차이점이 있다"면서 "실리콘밸리 VC들은 투자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같이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VC들이 스타트업들에게 멘토링을 아끼지 않고 그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문화가 실리콘밸리에 깊게 뿌리내려져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이 이뤄지고 많은 유니콘들이 나오게 한다는 이유다"라고 박 관장은 힘줘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자신들이 성장한 만큼 그런 성장을 사회에 환원하는 돈이나 재능을 다른 스타트업을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 관장은 "한국에서는 사업한다고 하면 뜯어말리지 않느냐"면서 "실리콘밸리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투자자들도 실패의 경험치를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투자자들도 스타트업의 실패나 그 실패 경험치를 인정해 주기 때문에 이곳에서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관장은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에 오면 어렵지 않게 많은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 앞에서 자신들의 비전을 비롯해 기술, 제품 등 자신들의 서비스 피칭 기회를 받을 수 있다"고 이곳 분위기를 소개했다. 그는 "스타트업의 사업모델이 좋지만 아직 시장에 그런 모델이 없더라도 그 미래가치를 인정하고 그런 스타트업에게 투자를 더 해주는 곳이 이곳 실리콘밸리"라고 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투자하는 VC들은 700~800여개로 추정된다. 자신들을 VC, 엔젤투자라고 말하는 사람들 역시 상당히 많다. 초기 시드 몇만 달러까지 투자하는 사람을 포함할 경우 VC들만 수천명이 넘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페이 잇 포워드'라는 단어를 품고 있다는 것이 박 관장을 포함해 이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에는 성공한 한인 스타트업 대표들도 실리콘밸리의 '페이잇 포워드'문화를 다른 스타트업들에게 시도하고 있다고 박관장은 설명했다.
■한국계 위상·영향력 강화 적기
박 관장은 한국·한국계 스타트업들이 '페이 잇 포워드'를 시도하고 있는 지금이 한국과 한국계의 위상과 영향력을 강화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나와 있는 정부, 기업, 스타트업들이 체계적으로 규모 있는 재능 기부나 멘토링 기부를 시작한다면 실리콘밸리에서 한국과 한국계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관장은 "이스라엘이 이런 것들이 상당히 잘 되고 있다"면서 "예전엔 잘됐던 중국은 지금은 없다. 이탈리와 스페인, 독일 등은 이노베이션허브센터를 만들어서 이 같은 역할을 하며,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데 그 자리를 한국이 빼앗기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직후 근무를 시작한 박 관장은 초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2월 근무를 시작했는데 같은 해 3월 중순 재택근무에 들어가야 했고 실리콘밸리 무역관의 활동도 위기에 처했다.
그는 "코트라 업무가 기본적으로 현장 중심인데 업무를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었다"면서 "'K텍 온라인 지원사업'을 만들어냈고 수요 발굴에서부터 상담까지 연결시켜 팬데믹 기간 한국기업들의 실리콘밸리 활동을 도왔다"고 했다.
박 관장은 "K텍 온라인 지원사업을 통해 한국이 궁금해하는 실리콘밸리의 기술동향 등을 웨비나로 전달했다"면서 "반도체와 미래차, 이커머스 등 3개 분야로 시작한 K텍 온라인 지원사업을 항공우주와 전력·반도체까지 확장시킨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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